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유가 쇼크에 글로벌 금리 인하 시계 멈췄다…노르웨이는 2년여 만에 첫 인상

  • 고건 기자
  • 입력 2026.05.08 13:20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금리를 내리던 흐름이 이란 전쟁발 에너지 가격 급등에 가로막혔다.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국가는 인하는커녕 거꾸로 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Norges Bank)은 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4.25%로 결정했다. 2023년 이후 처음 단행한 인상으로 서유럽 국가 중에서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가장 먼저 금리를 끌어올린 사례다. 블룸버그가 사전 조사한 이코노미스트 17명 중 인상을 예상한 인원은 5명에 그쳤다. 

 

이다 볼덴 바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수년째 웃돌고 있고 앞으로도 높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노르웨이 핵심 소비자물가는 3월 기준 전년 대비 3% 상승해 중앙은행 목표치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중동 분쟁에 따른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인상 결정에 반영됐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연말까지 금리가 4.25~4.5% 범위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주요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4.35%로 올렸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연속 인상으로 작년 인하분을 모두 되돌리는 8 대 1 표결이었다. 3월 호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6%까지 뛰었고 RBA는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목표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콜롬비아 중앙은행은 1월과 3월에 각각 100bp(1%포인트)씩 두 차례 큰 폭 인상을 단행해 정책금리를 11.25%까지 끌어올렸다. 중남미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가 금리 인상 기조에 공개 반발하는 정치적 갈등도 표면화되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지만 9명의 정책위원 중 3명이 1.0%로의 인상에 표를 던지며 매파(긴축 선호) 기류가 한층 짙어졌다. 핵심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1.9%에서 2.8%로 큰 폭 상향됐고 2026회계연도 성장률 전망은 1%에서 0.5%로 반토막 났다. 

 

원유의 90% 이상을 중동에서, 그 대부분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는 일본은 이번 사태에 가장 취약한 경제권으로 꼽힌다.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까지 더해져 정책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4월 29일 기준금리를 3.5~3.75% 범위에서 동결했다.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의 마지막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았던 이번 결정은 1992년 10월 이후 가장 분열된 표결로 끝났다. 12명 중 4명이 반대 의견을 냈고 그중 1명은 인하를, 나머지 3명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정책 문구에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은 성명에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시장은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인하가 없을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의장직 임기는 다음 달 만료되며 후임으로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돼 인준 절차를 밟고 있다.

 

채권시장은 이미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영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일 한때 5.78%까지 치솟아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5.10%를 넘어섰다. 

 

영국 재정 부담과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 에너지 가격 충격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은 잉글랜드은행(BOE)이 연말까지 두세 차례 금리를 올릴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유가는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4일 한때 배럴당 114.44달러까지 올라 2026년 최고치를 찍었다가 7일에는 100.06달러로 후퇴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운항 정상화를 위해 추진 중인 ‘프로젝트 프리덤’과 14개항 양해각서(MOU) 협상 진전 기대가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다만 이란이 미국에 전쟁 피해 배상을 요구하며 협상 거부 입장을 시사해 휴전 자체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48달러로 전쟁 발발 직전 2.98달러에서 50% 가까이 뛰었다.

 

GAM인베스트먼츠의 줄리언 하워드 수석 전략가는 공급 측 충격에 대응해 금리를 올리는 방식이 ‘정책 실수’ 영역에 들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을 잡으려면 경기 침체를 부를 만큼 높은 금리가 필요한데 이는 본질적인 해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질 경우 올해 글로벌 성장률이 2%까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은 6%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와이이코노미 & yeconomy.ai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유가 쇼크에 글로벌 금리 인하 시계 멈췄다…노르웨이는 2년여 만에 첫 인상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