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026 회계연도 2분기(1~3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111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고 주당순이익(EPS)은 2.01달러로 22% 늘었다. 두 지표 모두 월스트리트 예상치를 웃돌았으며 3월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시장은 매출 1096억 달러, 주당순이익 1.95달러를 예상했다.
순이익은 296억 달러였다. 매출총이익률(매출에서 원가를 뺀 이익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9.3%로 회사 자체 가이던스 상단을 넘어섰다.
아이폰 매출은 5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2% 증가해 3월 분기 신기록을 세웠다. 다만 이는 예상치를 소폭 하회한 수치로 공급 부족의 영향이 일부 반영됐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 17 라인업이 출시 이후 3월까지 기준으로 애플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라인업이라고 밝혔으며 수요는 공급을 훨씬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매출은 310억 달러로 16% 성장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비스 부문은 앱스토어, 애플뮤직, 아이클라우드, 애플페이, 애플케어 등 구독 기반 사업으로 구성되며 전체 분기 매출의 약 28%를 차지한다. 하드웨어보다 수익성이 높아 서비스 비중 확대는 전체 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진다. 서비스 부문 매출총이익률은 76.7%에 달했다.
맥 매출은 84억 달러로 예상치를 상회했으며 아이패드는 69억 달러, 웨어러블·홈·액세서리는 79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미주·유럽·아시아태평양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고 중국 매출은 205억 달러로 전년 대비 28% 급증했다.
연구개발(R&D) 비용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14억 달러였다. 영업비용 전체가 전년 대비 24% 늘어 가이던스를 소폭 초과했으며 이는 일회성 판매관리비(SG&A) 지출 때문이었다.
이번 실적에서 시장이 가장 주목한 것은 다음 분기(4~6월) 가이던스였다. 애플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4~1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9.3~9.5% 성장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더 놀라운 것은 매출총이익률 전망이었다. 애플은 3분기 매출총이익률을 47.5~48.5%로 제시했다. 아이폰과 맥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 비용이 대폭 오를 것임을 경고하면서도 이 수준의 이익률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현재 메모리 가격 급등은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공통 현안이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폭증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일반 D램 가격이 함께 치솟고 있고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도 같은 분기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비용 증가로 설비투자 전망치를 올렸다고 밝혔다.
팀 쿡은 메모리 비용 상승이 3분기 이후에도 계속 심화될 것이라고 보면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공급망 부담도 이슈가 되었다. 아이폰과 맥에 탑재되는 자체 설계 반도체(SoC)를 TSMC의 3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하는데 이 공정 라인이 AI 가속기 수요와 겹치면서 생산 용량이 부족해졌다. 쿡은 3월 분기에 아이폰과 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인정했으며 수급 제약이 없었다면 실제 매출은 더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에는 맥 미니와 맥 스튜디오 중심의 맥 공급 제약이 수개월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쿡은 두 제품이 AI 작업에 특화된 플랫폼으로 인식되면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수요가 폭발했고 회사도 이 속도를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웰스파고 애널리스트 에런 레이커스는 현재 시장 환경에서 애플의 대규모 구매력이 경쟁사 대비 핵심 강점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2027~2030 회계연도 이후까지 공급업체에 약정한 무조건적 구매 약정 규모가 전 분기 대비 230% 급증해 284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메모리를 포함한 장기 공급 계약(LTA) 체결을 의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2분기 협력 제조사 대신 부품을 구매해주는 '공급업체 비무역 매출채권' 항목이 전 분기 대비 24% 감소해 역대 5년 평균인 35% 감소보다 양호하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애플 이사회는 1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고 주당 배당금을 0.26달러에서 0.27달러로 올렸다. 또한 그동안 유지해온 '순현금 중립' 목표, 즉 보유 현금과 부채 규모를 같은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방침을 공식 폐기했다.
자본 배분의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분기 영업현금흐름은 280억 달러로 3월 분기 기준 최고치였다.
이번 어닝콜은 CEO 교체 발표 이후 첫 실적 발표였다. 팀 쿡은 지난 4월 20일 오는 9월 1일부로 CEO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후임 CEO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인 존 터너스(50)로 같은 날 취임한다. 터너스는 2001년 애플에 합류해 아이폰·아이패드·맥·애플워치·비전프로 등 주요 하드웨어 개발을 총괄해왔다. 쿡은 이번이 89번째 어닝콜이라고 했다.
터너스는 이번 어닝콜에 처음 등장해 월스트리트에 자신을 소개했다. 구체적인 제품 로드맵 공개는 없었지만 25년 경력에서 지금이 가장 흥미로운 시기라고 밝히며 연속성 있는 경영을 강조했다. 애플과 구글의 AI 협업에 대해 쿡은 제미나이 기반 시리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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