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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AI가 세금 기반 무너뜨린다"…로봇세·공공부 펀드·주4일제 제안

  • 고건 기자
  • 입력 2026.04.0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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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6일(현지시각) 13쪽 분량의 정책 제안서 '지능의 시대를 위한 산업 정책: 사람을 우선하는 아이디어(Industrial Policy for the Intelligence Age: Ideas to Keep People First)'를 공개했다. AI가 노동시장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기 전에 조세 체계, 복지 안전망, 부의 분배 구조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샘 알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AI 초지능의 도래는 20세기 초 진보주의 시대나 뉴딜에 버금가는 사회 계약의 재설계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오픈AI가 제안의 출발점으로 삼은 문제의식은 세수 기반의 붕괴다. AI가 생산성과 기업 이익을 끌어올리는 대신 노동소득과 급여세(payroll tax)에 의존하는 현재의 재정 구조를 공동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급여세는 미국에서 사회보장(Social Security)·메디케이드·식품지원(SNAP)·주거지원 등 핵심 복지 프로그램의 재원이다. AI가 이 세수를 잠식하면 복지 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문서는 경고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오픈AI는 자본 기반 과세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고소득자의 자본이득세와 법인세 인상, AI 자동화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별도 세금 부과 등이다. 

 

마지막 항목은 이른바 '로봇세'에 해당한다. 로봇세는 자동화 기계나 AI가 인간 노동자를 대체할 때 해당 고용주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개념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2017년 처음 제안한 바 있다. 오픈AI는 법인세율 수준까지 명시하지는 않았다.

 

오픈AI가 '가장 급진적인 제안'으로 스스로 꼽은 것은 공공부 펀드(Public Wealth Fund) 창설이다. 정부와 AI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해 AI 관련 기업과 AI를 도입하는 기업 전반에 투자하는 국가 운용 펀드를 만들고 수익을 시민에게 직접 배분하는 구조다. 

 

주식 시장에 투자하지 않는 시민도 AI 성장의 과실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액시오스는 이를 알래스카 영구기금(Alaska Permanent Fund)의 AI 버전으로 설명했다. 알래스카 영구기금은 석유 수입을 재원으로 주민에게 매년 배당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노동 분야에서는 주 32시간·4일 근무제 시범 도입을 제안했다. AI 생산성 향상이 가져오는 효율 이득을 임금 삭감 없이 노동시간 단축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오픈AI는 이를 '효율 배당(efficiency dividend)'이라고 명명했다. 

 

기업과 노동조합이 일정 기간 파일럿을 운영해 생산성과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면서 근무일수를 줄이는 방식이다. 이 밖에 퇴직연금 기여 확대, 의료비 부담 증가, 육아·노인돌봄 비용 지원, 직장을 옮겨도 유지되는 이식 가능한 복지 계좌(portable benefit accounts) 도입도 포함됐다.

 

사회 안전망을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트리거 메커니즘도 제안됐다.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지표가 사전에 정해진 임계치를 넘으면 실업급여, 임금보험, 현금 지원이 자동으로 확대되고 지표가 안정되면 자동으로 축소되는 방식이다. 별도 입법 없이 경제 상황에 연동해 복지가 조정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AI 인프라 측면에서는 전력망 확충 가속화를 촉구했다. 대형 언어모델 훈련과 데이터센터 건설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조금, 세액 공제, 지분 참여 방식을 통해 AI 인프라 투자를 앞당겨야 한다는 내용이다. 

 

AI 접근권을 전기나 인터넷처럼 기본 공공재로 규정하고 시간제 노동자·중소기업·학교·도서관 등이 AI를 비용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안전 부문에서는 AI 모델이 자율적으로 자기 복제를 할 경우 회수가 불가능해지는 시나리오를 문서 내에서 직접 인정하고 이에 대한 정부 주도의 봉쇄 대응 계획 수립을 제안했다. 

 

알트먼은 인터뷰에서 AI가 활성화한 사이버 공격이 "1년 안에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다"고 밝혔고 AI를 이용한 신종 병원균 개발 위협도 "더 이상 이론의 영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문서는 미국 의회가 AI 관련 입법을 본격 논의하는 시점에 맞춰 공개됐으며 오픈AI는 피드백 접수 이메일과 함께 최대 10만 달러의 펠로십·연구 지원금 및 최대 100만 달러 상당의 API 크레딧을 제공하는 파일럿 프로그램도 병행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제안서의 진정성을 두고 비판도 제기된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 안톤 라이히트는 문서의 내용이 규제 논의를 흐리기 위한 홍보 전략에 가깝다고 지적하며 이를 '규제 허무주의에 대한 면죄부'라고 표현했다. AI 관련 법안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오픈AI가 자신들의 정치 자금과 로비력을 이 의제에 직접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썸네일 사진 출처: 오픈AI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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