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도 향후 수년간 경제 성장과 실업률 개선을 동시에 전망했다. 통상 경기 침체기에 단행되는 금리 인하가 성장 국면 전망과 함께 제시되자 월가 일각에서는 “설명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연 4.00~4.25% 범위로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노동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며 정책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날 공개된 ‘경제전망요약(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에서는 올해와 향후 수년간의 성장률 전망치가 제시됐다. 연준 위원들은 2025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6%로 내다봤다. 6월 전망치 1.4%보다 상향된 수치다. 2026년은 1.8%, 2027년은 1.9%로 점진적 확장을 예상했다.
실업률 전망도 낮아졌다. 현재 4.5% 수준인 실업률이 2028년에는 4.2%로 하락할 것으로 봤다.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하고 고용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그림이다.
문제는 이런 전망과 금리 인하의 조합이다. 중앙은행은 일반적으로 경기가 과열되면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제하고, 경기가 침체되면 금리를 내려 소비와 투자를 자극한다. 성장과 고용 개선을 동시에 예상하면서도 금리를 내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연준 내부의 금리 경로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는 향후 수년간 기준금리가 3% 수준까지 내려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위원들이 추가 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연준은 2024년 9월 이후 총 125bp(1.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점도표와 시장 가격은 연말까지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팀은 최근 보고서에서 연준이 비침체 국면에서 이처럼 빠른 속도로 금리를 낮춘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1980년대 이후 유사한 속도의 완화는 대부분 경기 침체와 동반됐다. 연준의 자체 전망은 침체를 가리키지 않는데 정책 행보는 침체 대응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온라인 금융 플랫폼 소파이(SoFi)의 투자전략 책임자 리즈 토머스도 연준의 메시지가 일관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5년과 2026년 금리 전망이 6월보다 더 낮아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성장과 물가 상승을 예상하면서 왜 더 많은 인하를 시사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연준의 설명은 인플레이션 경로에 있다. 위원들은 물가 상승률이 점진적으로 낮아져 2027~2028년에는 목표치인 2%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성장과 고용이 유지되더라도 공급 여건 개선과 생산성 향상으로 물가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성장률이 높아지고 실업률이 낮아지면 통상 임금 상승과 소비 확대를 통해 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어 두 흐름이 동시에 지속될 수 있을지는 시장의 관심사다.
증시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발표 이후 0.48% 상승한 6631.96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약 13%에 이른다. 저금리 환경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투자 심리를 자극한다.
일부 전략가들은 시장이 과도한 낙관에 기울어 있다고 본다.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경우 자산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지만, 정책과 경제 지표 사이의 괴리가 확대되면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연준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발표되는 고용과 물가 지표에 따라 추가 인하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BEST 뉴스
-
400억 달러 AI 펀드 '파산설'…반도체주 덮친 청산 공포
AI 전문 헤지펀드 '밸류얼라인드리서치어드바이저스(VARA)'의 파산설이 글로벌 반도체주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헤지펀드는 소수 거액 투자자의 돈을 모아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실제 청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VARA가 대량 보유한 종목들이 이번 주 매도세의 한가운데 있었다. 15일(미국 동부... -
캐시 우드 '스페이스X 줍줍' 멈췄다…로빈후드 팔고 코어위브·베라사이트 담아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먼트(ARK Invest)가 지난주 스페이스X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지난 6월 상장 이후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사들이던 종목이다. 같은 기간 아크는 AI·바이오·방산 기술주를 늘리고 로빈후드와 테라다인 등 많이 오른 종목은 덜어냈다. 12일 시킹... -
일자리 2만9000개 '고용 쇼크'에 웃은 월가…나스닥100 사상 최고치
미국의 9월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자 뉴욕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고용 둔화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5% 오른 5만1176.96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500... -
"팬더는 왔지만 반도체는 없었다"…미중 정상회담 성과는 '두 달짜리 휴전 연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이 25일(현지시간) 마무리된다. 사흘간의 일정에서 나온 가장 큰 성과는 양국 무역 휴전을 두 달 연장하기로 한 합의다. 그 외에 AI 부문이나 지정학 현안에서 눈에 띄는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다. 휴전 연장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이미 공개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
연일 치솟는 국채금리…베선트가 급히 부른 '월가 채권통'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월가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저보스를 재무장관실 카운슬러로 영입했다.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채권시장이 흔들리는 국면에서 시장과 직접 대화할 인물을 전면에 세운 것이다. 카운슬러는 장관을 보좌하는 고위 자문직으로 상원 인준이 필요 없어 ... -
트럼프 "경유 수출 막자"…에너지장관도 재계도 유럽도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유 수출을 제한하거나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국제 석유제품 시장이 출렁였다. 22일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유를 내보내지 말자고 행정부 내부에서 주장해 왔다며 결정은 빠르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스콧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
"금리 세 번 더 올린다"는 월가 베팅에 엘에리언 "과하다"…기술주 급락이 변수
-
이란 전쟁 8개월에 한 집당 2000달러 증발…’전쟁 청구서' 받아든 미국 가계
-
전쟁도 불황도 없는데 적자 2조달러…미국 국채금리 6% 경고등
-
미 국채금리 24년 만에 최고인데…채권펀드엔 '역대급' 뭉칫돈
-
일자리 2만9000개 '고용 쇼크'에 웃은 월가…나스닥100 사상 최고치
-
연준 서열 3위 윌리엄스 "서두를 필요 없다"...금리인상 분위기 급반전
-
연일 치솟는 국채금리…베선트가 급히 부른 '월가 채권통'
-
트럼프 "경유 수출 막자"…에너지장관도 재계도 유럽도 반대
-
AI도 '대마불사'로 가나…연준 인사가 던진 경고성 질문
-
미 국채 금리 5.2% 돌파…"국가부채 위기? 489조 달러 민간자산 보라" 반론도 나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