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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급하게 내릴 이유 없다”…전직 연준 부의장, 3월 인하설에 선 그어

  • 고건 기자
  • 입력 2026.02.13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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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 나왔다. 전직 연준 부의장을 지낸 로저 퍼거슨은 12일(현지시간) 공개된 인터뷰에서 최근 경제 지표 흐름을 근거로 추가 인하는 많아야 한 차례에 그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5%대 초반 구간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시장은 연내 여러 차례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해 왔다. 퍼거슨이 근거로 제시한 핵심 지표는 고용시장이다. 미국 실업률은 4.3% 수준으로 낮은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월간 신규 고용도 여전히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민간 부문에서의 일자리 창출 비중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고용이 유지된다는 것은 가계 소득이 유지된다는 의미이며 이는 소비 여력을 통해 경제 성장률을 지지하는 구조로 이어진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크게 낮춰 경기 부양에 나설 긴급성이 낮다는 판단이 여기에 깔려 있다.


물가 역시 금리 인하 속도를 제약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점을 통과했으나 목표치인 2%로 빠르게 수렴하는 흐름은 아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쉽게 꺾이지 않는 이른바 ‘점착적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장기 국채 금리는 최근 연준의 완화 기조에도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3월 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고 6월 인하 확률도 절반 아래로 낮아졌다.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조기 완화 기대를 일부 되돌린 셈이다.


퍼거슨은 생산성 향상을 명분으로 한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서도 신중한 시각을 보였다. 인공지능(AI) 확산 등 기술 혁신이 노동 생산성을 끌어올릴 경우 기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경제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 

 

중앙은행은 과거 생산성 상승 국면에서 금리를 급격히 낮추기보다 경기 과열을 경계하며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1990년대 후반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시기에도 생산성 개선이 나타났으나 연준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점검하며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했다.


연준의 정책 도구는 총수요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설계돼 있다. 기준금리를 낮추면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이 줄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는 구조다. 

 

기술 변화로 특정 산업에서 고용이 줄어드는 현상은 영구적인 변화에 해당한다. 경제가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기술 변화 때문에 고용 구성이 달라질 때는 이를 이유만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은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게다가 성장률이 양호하고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며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의 효과가 소비를 지지하는 환경에서는 통화 완화의 필요성이 낮아진다는 점도 중요하다.


최근 발표된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증시 상승은 가계 자산을 확대시키고 있다. 자산 가치 상승은 소비 심리를 자극해 경기 확장에 기여한다. 이 같은 여건은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낮출 유인을 줄인다.


연준 내부에서도 완화 속도에 대한 신중론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위원은 정책금리가 여전히 제약적 수준에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물가 안정이 확실히 자리 잡을 때까지 인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들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설계된다. 금리를 너무 빨리 낮추면 수요가 재차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시장은 연내 한두 차례 인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으나 연속적인 대폭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는 약해졌다. 고용지표와 소비지표가 유지되는 한 연준이 긴축 기조를 급격히 전환할 이유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물가 하락 속도와 고용 둔화 여부가 앞으로의 정책 경로를 좌우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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