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설정한 90일 관세 유예가 종료 시점에 다가오면서 글로벌 무역 환경이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갔다. 유예 종료 이후 관세가 철회될 것이라는 기대는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현재 적용 중인 관세 체계 자체가 이미 하나의 고정된 구조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제경제비상사태법이라는 국내 법률을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 법은 국가 안보나 경제 위기를 이유로 대통령에게 비상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다.
여기에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는 25% 관세가 적용되고 철강과 알루미늄 및 관련 파생 제품에는 최대 50%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중국산 제품에는 기본 관세 30%에 과거 무역 분쟁 시기부터 유지된 추가 관세가 더해져 실제 부담률이 50%를 넘는 품목도 존재한다. 800달러 이하 소액 수입품에 적용되던 면세 제도도 폐지돼 사실상 모든 중국산 직구 상품에 고율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 역시 미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이 모든 조치는 90일 유예와 무관하게 이미 시행 중인 제도다. 그래서 유예 종료는 기존 관세 위에 추가 조건이 붙을 수 있는 시점에 가깝다. 미국과 주요 교역국 간 협상은 이 구조를 전제로 진행되고 있다.
한편 중국과의 협상에서는 희귀 광물 수출이 핵심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미국은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귀 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일부 합의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공식 문서나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존의 고율 관세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유럽연합과의 협상은 관세와 규제의 교환이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와 철강 반도체 제약 산업을 대상으로 고율 관세를 경고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미국 빅테크 기업에 적용되는 디지털 규제나 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관세를 낮추는 대신 비관세 장벽을 조정하는 방식의 거래다.
캐나다의 경우 디지털세가 주요 쟁점이었다. 캐나다가 미국 대형 기술기업에 매기려던 디지털세를 철회하면서 관세 유예가 연장됐다. 이 과정에서 관세는 제재 수단이 아니라 협상 대가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상호 인하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상대국이 양보해야만 예외를 허용하는 구조다. 미국 행정부는 관세 수입을 재정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관세로 확보한 재원을 국내 정치 프로젝트와 예산에 직접 투입하겠다는 계획이 공개적으로 언급됐다.
이로 인해 평균 관세율은 단기간 내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 법적 변수도 남아 있다. 미국 국제무역법원은 국제경제비상사태법을 근거로 한 관세 부과가 권한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항소심 법원이 해당 판결의 효력을 정지시켜 현재 관세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향후 상급심 판단에 따라 일부 조정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전국 단위로 관세 체계가 무효화될 가능성은 낮다. 최근 대법원이 전국적 효력을 갖는 가처분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개별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전체 시장이 동시에 구제받기는 어려운 구조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른 국가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는 비자유무역협정 국가를 대상으로 철강 관세 쿼터를 도입했다. 이는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시장참여자들은 관세 유예 종료에 대한 기대를 점점 접고 앞으로도 이 체계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사실에 적응하고 있다. 유예 종료 이후에도 기존 관세는 유지되고 협상에서는 연장과 예외를 중심으로 기싸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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