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 2일을 기점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 관세를 공식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상호적’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했지만 실제 내용은 미국이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고 판단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고율 관세를 일괄 부과하는 방식이었다.
중국에는 34%, 유럽연합에는 20%, 한국에는 25%, 베트남에는 46%의 관세가 책정됐고 영국, 호주, 이스라엘 등 전통적 우방국들도 10% 이상의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기존 자유무역협정 구조를 이유로 이번 명단에서는 제외됐지만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는 그대로 유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미국 제조업 부활과 경제 주권 회복의 선언으로 규정했다. 그는 미국이 과거 관세 국가였던 시절 더 번영했고 소득세 도입 이후 오히려 경제가 흔들렸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의 경제 구조를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동시에 미국이 상대국으로부터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관세율의 절반만을 되돌려 매겼다며 이번 관세가 오히려 절제된 조치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백악관은 철강 자동차 등 기존 관세 체계 위에 추가로 얹는 방식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총부담이 늘어난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됐다.
발표 직후 미국 증시는 시간외 거래에서 급락했다. 관세가 실제 적용될 경우 소비재 가격 상승과 기업 비용 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였다.
이후 몇 시간 동안 각국 정부와 산업계의 반응이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영국 정부는 10% 관세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보복 대신 협상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유럽 주요 산업계 역시 즉각적 대응보다는 상황 관망에 무게를 두는 태도를 보였다.
산업별 반응을 보면 이탈리아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는 관세가 15%에서 35%로 뛰면서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이탈리아 치즈 업계는 미국 내 대체 생산이 불가능한 고급 식품까지 관세 대상으로 묶은 것은 보호무역 논리와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미국 장난감 업계 역시 중국산 제품에 34% 관세가 적용되면 가격 인상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수산물 업계는 미국 내 소비량의 약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요 공급국에 대한 고율 관세가 곧바로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에서 또 하나의 핵심 변화는 소액 수입품에 적용되던 면세 기준 폐지였다. 그동안 800달러 이하 수입품에는 관세를 매기지 않는 제도가 유지돼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개인 직구와 온라인 쇼핑몰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조치로 물류 행정 부담 증가와 함께 전반적인 생활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가별로 보면 멕시코와 캐나다는 상대적 수혜국으로 분류됐다. 새로운 상호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이나 아시아 일부 국가를 대체할 여지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한국, 중국, 유럽연합 등 주요 교역국들은 즉각적인 보복을 자제한 채 내부적으로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분위기가 관측됐다. 중국은 34%라는 높은 관세율에도 불구하고 발표 직후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미국 정치권 내부에서도 균열이 드러났다. 상원은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무력화하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특정 품목까지 일괄적으로 관세를 매기는 방식에 대한 우려가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이번 상호 관세의 한계도 지적된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국가는 약 60개국에 그쳤다. 이는 동일한 품목을 미국에 수출하지만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다른 국가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특정 국가를 겨냥한 관세는 미국의 전체 무역 적자를 줄이기보다 수입 경로를 이동시키고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관세의 지속 가능성은 낮고 협상 압박용 수단으로 사용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의 핵심을 협상용 신호로 해석한다. 주요 수출국들이 즉각적인 보복을 자제하고 계산에 들어간 배경도 여기에 있다. 미국 시장 점유율을 잃는 것과 미국과의 재협상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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