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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부의장 보우먼 “물가보다 고용이 더 위험하다”

  • 고건 기자
  • 입력 2026.01.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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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미 연준 공식 홈페이지)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금융감독을 담당하는 부의장 미셸 보우먼이 1월 16일 연설에서 현재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은 인플레이션 재상승이 아니라 고용시장 약화라고 밝혔다. 

 

그동안 연준의 정책 판단은 물가가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고용 쪽 경고등이 더 선명해졌다는 의미다. 보우먼 부의장은 먼저 물가 상황부터 짚었다.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 이른바 코어 PCE는 관세 효과를 제외하면 이미 연준 목표인 2%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물가는 주거비와 의료비 같은 일상 영역의 가격 흐름을 반영하는데 이 부분은 이미 목표 범위와 크게 다르지 않고 상품 물가만 다소 높은 상태라는 평가다. 

 

상품 물가 역시 과거 가격 인상분이 기준에서 빠지고 일회성 관세 조정 효과가 사라지면 점차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쉽게 말해 물가는 더 세게 눌러야 할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보우먼 부의장이 더 우려한 쪽은 고용시장이다. 최근 미국 고용 통계를 보면 실업률 자체는 아직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기업의 채용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신규 채용 공고가 줄고 이미 일하고 있는 사람을 교체하는 움직임도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당장 해고에 나서지 않더라도 수요가 조금만 줄어도 고용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보우먼 부의장은 채용이 느려진 상태에서는 기업이 사람을 더 뽑지 않다가 어느 순간 인력 감축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 시점이 오면 실업률은 생각보다 빠르게 뛰어오를 수 있다. 고용시장이 겉으로는 버티는 것처럼 보여도 내부는 상당히 얇아졌다는 설명이다.


이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연준의 정책 방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연준의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다. 

 

물가가 위험할 때는 금리를 올려 경기를 식히고 고용이 위험할 때는 금리를 낮춰 숨통을 틔운다. 보우먼 부의장은 현재 금리 수준을 두고 경제를 어느 정도 눌러두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연준이 쓰는 표현으로는 완만하게 제한적인 수준이다. 

 

금리가 경제를 과도하게 자극하지도 않지만 기업과 가계의 활동을 완전히 편하게 두지도 않는 상태다.


문제는 이 제한적인 정책이 고용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우먼 부의장은 노동시장 상황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금리를 경제를 자극하지도 억누르지도 않는 중립 수준에 더 가깝게 조정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립 금리는 쉽게 말해 경제가 자연스럽게 돌아가도록 두는 금리다. 이 발언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동시에 향후 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우먼 부의장은 관세와 관련된 우려도 함께 언급했다. 관세는 수입 가격을 올려 물가를 자극할 수 있지만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 기업 환경 개선이 생산성과 공급을 끌어올리면 이런 물가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이 더 많이 생산하고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면 가격 상승 압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다. 이 역시 물가에 대한 연준 내부의 긴장도가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발언을 종합하면 연준 내부 시각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용을 희생해야 하는 국면은 지나가고 있으며 이제는 고용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책을 조정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인식이다. 

 

물론 당장 금리 인하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다만 정책이 한 방향으로 고정돼 있지 않고 경제 데이터에 따라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을 연준의 정책 기조가 보다 유연해질 가능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가가 안정권으로 들어오고 고용 둔화 신호가 쌓이면 연준은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렵다. 

 

보우먼 부의장의 발언을 통해서 정책은 경제가 변하면 함께 변해야 하며 고용과 물가를 동시에 지키기 위해서는 대응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이는 2026년 미국 통화정책 논의의 출발점에 다른 것들보다 우선적으로 고용이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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