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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소환’ 논란의 실체…연준을 겨눈 법무부 압박과 흔들린 달러

  • 고건 기자
  • 입력 2026.01.1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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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시장이 다시 한 번 정치와 통화정책의 충돌 앞에 섰다. 1월 12일 미 법무부가 연방준비제도(FED)를 상대로 법적 소환장에 해당하는 조치를 검토하거나 이미 전달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다만 파월 개인이 법정이나 수사기관으로 불려간 상황은 아니다. 이번 사안의 초점은 파월 개인이 아닌 연준이라는 기관 자체에 맞춰져 있고, 문제의 본질은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정치적 압박에 가깝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파월 의장이 지난해 6월 상원 청문회에서 연준 본부 건물 리노베이션 비용과 관련해 한 증언이다. 미 법무부는 이 발언이 사실과 달랐는지를 문제 삼아 연준에 대해 ‘그랜드 주리 서브피나(grand jury subpoena)’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랜드 주리는 형사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검찰이 운영하는 시민 배심 절차로 이 단계에서 발부되는 소환장은 형사 사건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파월 의장은 이와 관련해 법무부가 연준을 형사 기소 가능성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이를 금리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압력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핵심 인물로 지목된 사람이 바로 빌 풀티다. 풀티는 현재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으로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풀티가 연준을 겨냥한 이번 법적 압박의 ‘실질적 추진자’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연방주택금융청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같은 미국 주택금융 시스템의 핵심 기관을 감독하는 곳으로 금리와 주택시장에 대한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얽혀 있다. 

 

이 때문에 연준의 금리 결정에 불만을 가진 행정부 내부 시각이 법적 압박이라는 형태로 표면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안에 대해 법무부의 연준 조사나 파월 의장 관련 움직임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파월 의장의 금리 정책을 비판해 왔고 연준이 금리를 충분히 낮추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법무부와 연준의 충돌이 알려지자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파월 의장을 상대로 한 법적 공방이 현실화될 경우 채권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고 이는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뉴욕 증시 선물은 약세를 보였고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4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멈추고 아시아 거래 시간대에 99선 부근까지 밀렸다. 

 

달러 약세는 미국 통화정책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커질 때 자주 나타나는 반응이다. 중앙은행이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장기 금리와 환율 모두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이 더 복잡해지는 지점은 파월 의장의 임기 문제다. 파월 의장의 연준 의장 임기는 2026년 5월 종료되지만 연준 이사로서는 2028년까지 재직할 수 있다. 관례적으로는 의장 임기가 끝나면 함께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법적 압박이 이어질 경우 오히려 파월이 의장직만 사퇴한 후 연준에 남아 제도적 방어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부 트럼프 진영 인사들이 이번 움직임을 우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압박을 통해 조기 퇴진을 유도하려다 정반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파월 소환’ 논란은 연준을 상대로 한 법무부 차원의 강한 법적 압박이 외부로 드러난 사건으로 보아야 한다. 향후 법무부의 실제 조치와 정치권의 대응에 따라 이 갈등은 미국 통화정책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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