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구글 MSTR 주가)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사실상 ‘비트코인 보유 회사’로 변신한 스트래티지(Strategy, 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십조 원 규모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회사가 들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이 분기 중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상징적 인물인 마이클 세일러 회장은 오래 전부터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쌓는 회사”라는 전략을 밀어붙여 왔고 그 결과 스트래티지는 이제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에 실적이 그대로 흔들리는 구조가 됐다.
2025년 4분기 비트코인 가격은 9월 말 약 11만4천 달러에서 12월 말 약 8만8천 달러로 약 25% 하락했다. 숫자만 보면 어느 정도 납득 가능한 가격 조정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이 약 67만2천 개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 물량을 연말 가격으로 계산하면 약 597억 달러 수준인데 불과 한 분기 전 평가금액이 732억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장부상 가치가 135억 달러 이상 증발한 셈이다.
이 손실이 그대로 실적에 반영되는 이유는 회계 기준 변화 때문이다. 스트래티지는 2025년 1분기부터 ‘암호자산 공정가치 회계’를 적용했다.
분기 말 시점의 시세로 비트코인 가치를 다시 계산해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는 규칙이다. 이전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도 장부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고 가격이 떨어질 때만 손실을 기록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격이 오르면 이익으로 찍히고 떨어지면 손실로 바로 찍힌다.
그래서 2025년 3분기에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 덕분에 디지털 자산 평가이익만 약 39억 달러가 반영됐지만 4분기에는 그 반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 손실은 ‘미실현 손실’이다. 비트코인을 실제로 팔아서 현금이 빠져나간 것은 아니지만 회계상으로는 분명한 손실로 처리된다. 기업 실적을 숫자로만 보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분기 적자가 크게 찍힐 수밖에 없다.
주가 반응은 비트코인보다 더 과격했다. 2025년 4분기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약 25% 하락한 반면 스트래티지 주가는 같은 기간 50% 이상 급락했다.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을 ‘보유만 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자체는 이자나 배당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본업인 소프트웨어 사업은 현금흐름이 크지 않고 대신 회사는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위해 주식과 전환사채를 대량 발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매년 이자와 배당 형태의 고정 비용이 쌓였고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이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커졌다.
실제로 회사는 2025년 12월 초 클래스A 보통주를 발행해 약 14억4천만 달러의 현금 준비금을 만들었고 3주 뒤 이를 21억9천만 달러까지 늘렸다.
주가가 빠지는 와중에 주식을 더 찍어 현금을 확보한 셈이어서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회사는 2025년 연간 가이던스도 조정했다. 연말 비트코인 가격 가정 범위를 기존 15만 달러에서 8만5천~11만 달러로 대폭 낮췄다. 회사 스스로도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미 이 악재를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한 분위기다.
2026년 1월 초 뉴욕 증시에서 스트래티지 주가는 오히려 소폭 반등했고 같은 날 비트코인도 소폭 상승했다. 대규모 평가손실이 ‘새로운 뉴스’가 아니라 이미 예상된 숫자라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스트래티지를 이제 ‘레버리지가 걸린 비트코인 투자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때는 현물보다 더 크게 오르고 떨어질 때는 더 크게 흔들린다.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이러한 특징이 실적 숫자에 그대로 드러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분기마다 수십억 달러 단위의 이익과 손실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졌다. 스트래티지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음의 안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 와이이코노미 & yeconomy.ai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400억 달러 AI 펀드 '파산설'…반도체주 덮친 청산 공포
AI 전문 헤지펀드 '밸류얼라인드리서치어드바이저스(VARA)'의 파산설이 글로벌 반도체주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헤지펀드는 소수 거액 투자자의 돈을 모아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실제 청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VARA가 대량 보유한 종목들이 이번 주 매도세의 한가운데 있었다. 15일(미국 동부... -
캐시 우드 '스페이스X 줍줍' 멈췄다…로빈후드 팔고 코어위브·베라사이트 담아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먼트(ARK Invest)가 지난주 스페이스X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지난 6월 상장 이후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사들이던 종목이다. 같은 기간 아크는 AI·바이오·방산 기술주를 늘리고 로빈후드와 테라다인 등 많이 오른 종목은 덜어냈다. 12일 시킹... -
일자리 2만9000개 '고용 쇼크'에 웃은 월가…나스닥100 사상 최고치
미국의 9월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자 뉴욕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고용 둔화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5% 오른 5만1176.96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500... -
"팬더는 왔지만 반도체는 없었다"…미중 정상회담 성과는 '두 달짜리 휴전 연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이 25일(현지시간) 마무리된다. 사흘간의 일정에서 나온 가장 큰 성과는 양국 무역 휴전을 두 달 연장하기로 한 합의다. 그 외에 AI 부문이나 지정학 현안에서 눈에 띄는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다. 휴전 연장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이미 공개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
연일 치솟는 국채금리…베선트가 급히 부른 '월가 채권통'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월가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저보스를 재무장관실 카운슬러로 영입했다.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채권시장이 흔들리는 국면에서 시장과 직접 대화할 인물을 전면에 세운 것이다. 카운슬러는 장관을 보좌하는 고위 자문직으로 상원 인준이 필요 없어 ... -
트럼프 "경유 수출 막자"…에너지장관도 재계도 유럽도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유 수출을 제한하거나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국제 석유제품 시장이 출렁였다. 22일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유를 내보내지 말자고 행정부 내부에서 주장해 왔다며 결정은 빠르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스콧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
스타링크, 미국 4번째 이동통신사 노린다…"2036년 점유율 13%"
-
400억 달러 AI 펀드 '파산설'…반도체주 덮친 청산 공포
-
거꾸로 달리고 공중제비 돌았다…테슬라 '나는 스포츠카' 로드스터 9년 만에 공개
-
캐시 우드 '스페이스X 줍줍' 멈췄다…로빈후드 팔고 코어위브·베라사이트 담아
-
유럽이 끌어올린 테슬라…3분기 48만대 인도로 월가 예상 '완파'
-
아마존, 엔비디아 AI칩 80억달러어치 "팔고 다시 빌려 쓴다"
-
마이클 버리 "AI 열풍, 1960년대 컴퓨터 임대 버블과 닮았다"
-
S&P500 기업들 지금 너무 잘 번다?…골드만삭스 "거품 아닌 일시적 현상"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60여 년 만에 버크셔 회장직도 내려놨다
-
빅테크 몸값, 시장 평균으로 내려앉아…골드만 "프리미엄 사실상 소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