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AM Airlines Group가 2025년 들어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항공사들 가운데 주가와 실적 모두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 대형 항공사들이 인건비 상승과 국내선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압박을 받는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남미 항공사가 왜 미국 항공사보다 잘 나가느냐”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 흐름을 이해하려면 LATAM이 코로나 이후 어떤 과정을 거쳤고 2025년 어떤 환경 위에 서 있었는지를 차근히 볼 필요가 있다.
LATAM은 코로나19 충격 당시 법원 감독 아래에서 재무 구조를 정리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항공업에서 가장 무거운 짐으로 꼽히는 부채를 크게 줄였고 수익성이 낮은 노선과 비효율적인 비용 구조를 정리했다.
항공사는 비행기를 띄우지 않아도 임대료와 인건비 같은 비용이 계속 발생하는 사업인데 이 고정비가 낮아질수록 수요가 회복될 때 이익이 빠르게 늘어난다. 2025년 LATAM은 같은 항공 수요 환경에서도 과거보다 훨씬 가벼운 몸으로 시장에 서 있었다.
수요 측면에서도 운이 따랐다. 2025년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가장 강한 회복을 보인 구간은 북미와 남미를 잇는 국제선이었다. 미국과 남미 주요 국가 간 관광과 기업 이동이 동시에 늘었고 특히 브라질과 칠레 노선의 탑승률이 높게 유지됐다.
탑승률은 좌석이 얼마나 찼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항공사는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LATAM은 이 노선 비중이 높아 수요 회복의 수혜를 그대로 받았다.
환율 환경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항공사의 매출과 비용은 같은 통화로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LATAM은 달러로 받는 국제선 매출 비중이 큰 반면 인건비와 일부 운영비는 브라질 헤알화나 칠레 페소처럼 남미 현지 통화로 지급한다.
2025년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달러 매출을 현지 통화 비용으로 바꿀 때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난다. 같은 항공권을 팔아도 환율 덕분에 남는 돈이 많아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연료비 관리 역시 성과에 기여했다. 항공업에서 연료비는 가장 큰 변동 비용으로 유가가 오르면 실적이 흔들린다. LATAM은 연료 가격 변동에 대비해 일정 부분 가격을 미리 고정하는 방식의 헤지 전략을 유지했고 연료 효율이 좋은 신형 항공기 비중을 높였다.
이로 인해 같은 유가 환경에서도 비용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미국 항공사들이 연료비와 인건비 상승을 동시에 겪은 것과 비교하면 부담이 덜한 편이었다.
네트워크 전략도 눈에 띈다. LATAM은 델타항공과의 제휴를 통해 북미 환승 수요를 흡수했다. 제휴 항공사 간에는 항공편 연결이 쉬워지고 마일리지 프로그램도 연동된다. 마일리지는 항공권 구매 외에도 카드 사용과 제휴 서비스에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현금 창출 수단이다.
LATAM은 좌석 판매뿐 아니라 이런 부가 수익이 늘어나면서 실적의 안정성이 높아졌다.
이런 요인들이 겹치며 2025년 LATAM의 실적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매출 증가와 함께 영업이익률이 개선됐고 회사는 연간 실적 전망도 상향했다. 신용평가사들이 재무 안정성에 대한 평가를 긍정적으로 조정한 것도 투자 심리에 힘을 보탰다. 항공업은 변동성이 큰 산업이지만 재무 구조가 안정될수록 시장의 시선은 달라진다.
물론 리스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남미 지역 경제는 원자재 가격과 정치 환경 변화에 민감하고 환율 방향이 바뀌면 지금의 이점이 줄어들 수 있다. 항공 수요 역시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빠르게 식는다.
다만 2025년 말 기준으로 보면 LATAM이 보여준 성과는 파산 이후 체질 변화와 맞물린 결과에 가깝고, 따라서 앞으로는 훨씬 더 운신의 폭이 커질 전망이다.
LATAM의 선전은 파산을 거치며 가벼워진 재무 구조 수요가 강했던 국제선 중심의 노선 환율과 연료비 환경에 잘 맞은 비용 구조 제휴를 통한 부가 수익 확대가 동시에 작동한 결과다. 그래서 같은 항공업 안에서도 LATAM은 미국 항공사들과 다른 흐름을 보였고 시장은 이를 주가와 실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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