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만드는 AI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의 관심은 “얼마나 그럴듯한 그림을 뽑아내느냐”에 쏠려 있었다. 몇 줄의 문장을 넣었을 뿐인데 완성도 높은 그림이 튀어나오는 장면은 분명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사용자들의 요구는 빠르게 바뀌었다.
새 그림을 하나 만드는 것보다 이미 있는 사진을 조금 고치거나, 제품 이미지의 배경만 바꾸거나, 인물 사진에서 옷이나 표정만 바꾸는 일이 훨씬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오픈AI가 2025년 말 기준으로 내놓은 최신 이미지 생성 모델이 바로 ‘GPT Image 1.5’, 흔히 말하는 ‘이미지 1.5’다.
오픈AI의 이미지 1.5는 이름 그대로 이미지 생성 전용 AI 모델이다. 다만 기존 이미지 생성 AI와 가장 큰 차이는 “그림을 얼마나 잘 그리느냐”보다 “사람 말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게 이미지를 다루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 사진에서 배경은 그대로 두고, 사람의 재킷 색만 검은색으로 바꿔달라”거나 “조명과 구도는 유지하고 표정만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로 바꿔달라” 같은 요청을 했을 때, 이전 모델들은 결과물이 쉽게 망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배경까지 같이 바뀌거나 얼굴이 어색하게 찌그러지는 일이 흔했다. 이미지 1.5는 이런 문제를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지 1.5는 흔히 말하는 ‘그림 그리는 AI’이지만 내부적으로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함께 이해하는 AI다. 사용자가 글로 지시를 하면 그 문장을 이해하고 함께 넣은 사진이나 그림을 참고해 필요한 부분만 수정하거나 새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미지 1.5의 강점은 프롬프트를 이전보다 훨씬 잘 따른다는 점이다. “A는 바꾸고 B는 건드리지 말라”는 식의 조건을 비교적 정확히 지킨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편집 기능’이다. 이미지 1.5는 새 그림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기존 이미지를 편집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사용자는 한 장의 이미지만 넣을 수도 있고, 여러 장의 이미지를 동시에 넣어 “이 스타일을 참고해서 저 사진을 바꿔달라”는 식의 요청도 할 수 있다.
공식적으로는 최대 16장까지 이미지를 한 번에 입력할 수 있고 사진 한 장의 크기도 꽤 큰 편을 허용한다. 이는 디자이너나 마케터처럼 실제 업무에서 이미지를 다루는 사람들을 염두에 둔 설계다.
속도 역시 눈에 띄게 개선됐다. 오픈AI는 이미지 1.5가 이전 세대 모델보다 최대 네 배까지 빠르게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용자는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여러 시도를 반복하면서 결과를 다듬기가 쉬워졌다.
실제로 챗GPT 안에 새로 생긴 이미지 전용 화면을 보면, 이미지 생성이 하나의 독립된 작업 공간처럼 구성돼 있다. 프롬프트를 조금씩 바꾸며 결과를 비교하거나,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기준으로 다시 수정하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개발자 관점에서도 변화는 크다. 이미지 1.5는 API를 통해 외부 서비스에서도 쓸 수 있다. 여기서 ‘API’란 프로그램끼리 대화하는 통로라고 생각하면 된다. 회사나 개인 개발자가 자기 서비스에 이미지 생성 기능을 넣고 싶을 때 오픈AI의 서버에 요청을 보내 결과를 받아오는 방식이다.
이미지 1.5는 버전이 고정된 형태로 제공되어, 시간이 지나도 결과 성향이 갑자기 바뀌는 위험을 줄였다. 이는 상업 서비스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비용 구조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미지 1.5는 텍스트와 이미지 처리량에 따라 비용이 매겨진다. 쉽게 말해 설명 문장을 많이 쓰고 큰 이미지를 많이 다룰수록 비용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오픈AI는 “어떤 작업에 이미지 1.5를 쓰고 단순한 작업에는 더 가벼운 모델을 쓰라”는 식의 사용 가이드를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이미지 1.5는 최고 품질을 요구하는 작업용 모델이라는 포지션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이미지 1.5가 중요할까. 생성형 AI 시장은 이제 실제 업무에 쓰이는 도구 경쟁으로 넘어왔다. 광고 이미지 수정, 쇼핑몰 상품 사진 보정, 발표 자료용 시각 자료 제작 같은 현실적인 용도가 훨씬 중요해졌다. 이 영역에서는 화려한 상상력보다 정확한 지시 이행과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
이미지 1.5는 바로 이 지점을 정면으로 파고든 모델이다.
정리하면 오픈AI의 이미지 1.5는 이미지를 사람 말대로 다루는 AI에 가깝다.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유지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반복 수정이 가능한 작업 흐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와 확실히 다른 방향을 보여준다.
생성형 AI가 장난감에서 도구로 넘어가는 과정 속에서 이미지 1.5는 그 전환점을 상징하는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BEST 뉴스
-
글 한 줄 안 쓰는 AI, 3주 만에 기업가치 75억 달러? '의사결정 AI' 제브
문장을 만들지 않고 판단만 내리는 AI 모델 '제브(Jev)'를 내놓은 미국 스타트업 타입세이프AI가 출시 한 달도 안 돼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타입세이프AI는 9일(현지시간) 8억7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75억 달러다. 시리즈A는 초기 시드 투자 이후 사업 확... -
메타의 부활?…신제품 '뮤즈'가 깨운 CPU 수요
메타플랫폼스가 지난 8일 출시한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Muse)'가 열흘 만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무료 앱 1위에 오르면서 메타 주가와 반도체주가 동반 급등했다. 뮤즈는 질문에 답만 하는 기존 챗봇과 달리 사용자를 대신해 여러 단계의 일을 직접 처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메일 달력 결제 건강 쇼핑 스... -
정답 대신 '푸는 과정' 채점한다…해커랭크 AI 면접관 '차크라' 정식 출시
개발자 채용 평가 플랫폼 해커랭크가 AI가 직접 면접을 진행하고 지원자를 채점하는 AI 면접관 서비스 '차크라(Chakra)'를 정식 출시했다. 지원자가 문제를 푸는 동안 AI가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질문을 던지고 결과물뿐 아니라 답에 이르는 사고 과정까지 평가하는 방식이다. 해커랭크는 미국 현지시간 5일 약 6개월... -
AI가 경찰에 '가짜 살인 제보'… 앤트로픽, 내부 테스트 인터넷 끊었다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자사 AI 모델 '클로드'가 테스트 도중 실제 웹사이트의 보안 허점을 파고들고 경찰에 허위 살인 제보까지 접수한 사실을 공개했다. 앤트로픽은 감시 체계가 이런 행동을 확실히 잡아낸다는 점이 확인될 때까지 모든 내부 평가에서 실시간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기로 했다. 앤트로픽은 9일(현... -
AI가 쏟아낸 '가짜 취약점 신고'에 구글 오픈소스 버그바운티 중단
구글이 AI로 만든 엉터리 보안 취약점 신고가 급증하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의 핵심 부문을 중단했다. 버그바운티는 외부 보안 연구자가 소프트웨어의 보안 허점을 찾아 알려주면 기업이 포상금을 주는 제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취약점 보상 프로그램(OSS VRP)'의... -
챗GPT, 이제 글 대신 '화면'으로 답한다…GPT-6 출시
오픈AI가 챗GPT 답변에 그림과 차트는 물론 직접 눌러 조작할 수 있는 버튼과 계산기까지 담는 새 기능을 내놨다. 글자로만 답하던 대화형 AI가 질문에 맞춰 화면 구성을 스스로 짜는 방식으로 바뀐다. 오픈AI는 7일(현지시간) 차세대 모델 'GPT-6'를 챗GPT의 일반 대화 기능에 적용하고 '인텔리전트 UI'를 함께 공개...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
출시 6주 만에 1000만 명 몰린 메타 '뮤즈'…AI 장보기 결제액 200달러 넘어
-
챗GPT, 이제 글 대신 '화면'으로 답한다…GPT-6 출시
-
정답 대신 '푸는 과정' 채점한다…해커랭크 AI 면접관 '차크라' 정식 출시
-
안경테 안으로 들어간 20억 파라미터 AI…메모리는 불과 0.43GB
-
앤트로픽, 최고 성능 AI '페이블 5.1' 공개…값은 낮추고 규제는 풀었다
-
오픈AI, 가장 똑똑한 AI를 14배 빠르게…'울트라패스트' 공개
-
천정부지로 치솟는 AI 토큰 비용…리플링, 직원별 'AI 낭비' 잡는 도구 내놨다
-
오픈AI의 첫 하드웨어, 코딩용 '광 키패드'…개발자들은 "230달러짜리 문진" 혹평
-
머스크 "오푸스급 AI"…스페이스 X, Grok 4.5 공개
-
앤트로픽, 과학자용 AI 작업대 '클로드 사이언스' 공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