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인사들이 지난 이틀 잇달아 기준금리 인하에 관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방향은 모두 금리 인하 쪽을 향하고 있지만 속도와 타이밍에 대해서는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10월 두 차례 인하 이후 12월 FOMC에서 또 한 번의 인하가 단행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연준 내부의 미세한 균열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연준 부의장인 제퍼슨은 이번 논쟁의 중심에 섰다. 그는 최근 연설에서 정책금리가 중립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경기를 짓누르는 구간에서 벗어났다는 판단이다. 다만 당장 속도를 내기보다는 “추가 인하가 필요해도 천천히 가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물가가 목표 수준에 완전히 안착한 것도 아니고 정부 셧다운 여파로 경제지표가 공백을 보이는 상황에서 성급한 완화는 부담이라는 논리다. 노동시장에 대해선 AI 전환과 기업들의 채용 지연을 이유로 “탄력이 줄어든 상태”라고 평가하면서 인하 속도 조절을 강조했다.
보스턴 연은의 콜린스 총재는 더욱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현재 금리를 “약간 긴축적이지만 경제 상황에는 적절한 수준”으로 판단하며 12월 추가 인하에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9월과 10월에 연속으로 0.5%포인트를 낮춘 영향만으로도 실업률이 서서히 오르고 있는 만큼 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물가 역시 여전히 목표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고용과 물가라는 두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올해 FOMC 의결권을 가진 인사라는 점에서 실제 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대쪽 끝에는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서 있다. 그는 금리 인하가 금융안정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가 확실히 자리잡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완화를 강화하면 높은 물가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주식과 회사채 시장에서 이미 위험자산 선호가 커진 만큼 추가 인하는 ‘쉽게 풀리는 돈’을 더 늘리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프라이빗 크레딧과 헤지펀드 레버리지 등 보이지 않는 위험이 축적된 분야까지 거론하며 “다음 경기침체에서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음을 냈다.
해맥 총재는 10월 인하에도 반대표를 던졌던 인사답게 확실한 제동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반대로 뉴욕 연은의 윌리엄스 총재는 적극적인 완화론을 내놓았다. 그는 최근 국제 행사에서 “근시일 내 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시장은 이를 사실상 ‘12월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현재 금리 수준을 다소 긴축적이라고 진단하며 실업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올라온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물가는 관세 영향으로 잠시 멈칫했지만 충격이 해소되면 다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고용이 더 꺾이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 발언의 핵심이다.
시카고 연은의 굴스비 총재는 해맥만큼 강경하진 않지만 확실히 신중파에 가깝다. 그는 단기간에 인하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 대해 불안감을 드러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로 향하던 흐름이 최근 주춤했고 다시 위로 튈 조짐까지 보이는 상황에서 연속 인하는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정부 셧다운으로 공식 데이터가 일부 비어 있는 만큼 지금은 판단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지금은 서두를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틀 동안 연달아 시장에 공개된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제퍼슨 총재는 중심에서 인하 자체는 인정하되 속도는 크게 늦추자는 방향을 제시하고 윌리엄스 총재가 그보다 더 빠른 조정을 주문하는 가운데 콜린스·해맥·굴스비 총재 등은 각자 다른 강도로 제동을 거는 구도로 요약된다.
시장은 윌리엄스 총재의 완화 신호와 해맥 총재의 경고음 사이에서 12월 FOMC의 마지막 인하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들이 이들의 입장 차이를 가를 결정적 단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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