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 VEIR이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매사추세츠주 우번 인근 시험 시설에서 하나의 케이블로 3메가와트 전력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3메가와트는 일반적인 데이터센터 설비를 여러 단위로 묶어 공급하는 수준의 전력으로 단일 저전압 케이블이 이 정도를 처리한 사례는 드물다. AI 서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 한 구역이 수백킬로와트를 넘어 메가와트 단위로 전기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번 시연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VEIR 최고경영자 팀 하이델의 말에 따르면 AI 서버가 요구하는 전력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여러 랙이 동시에 메가와트급을 요구하는 흐름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VEIR이 내놓은 케이블은 흔히 보는 동선 케이블을 대체하는 구조다. 기존 케이블은 전기를 많이 흘릴수록 열이 나고 굵기가 커지는 문제가 있다. 즉 전기를 더 보내려고 케이블을 늘리면 통로 공간이 부족해지고 뜨거워져서 냉각 장비가 더 필요해지는 식으로 문제가 반복된다.
VEIR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초전도체’라는 특수 소재를 이용해 전기가 흐를 때 열이 거의 나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다. 초전도체는 매우 낮은 온도에서 작동해야 하는데 회사는 케이블 외피에 액체질소를 채워 영하 196도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VEIR은 이런 방식이 기존 동선보다 훨씬 좁은 공간에서 많은 전기를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VEIR의 케이블은 동선 대비 최대 20배 적은 공간을 차지하며 또한 전기가 지나면서 손실되는 양이 적어 멀리 보내더라도 효율이 개선된다는 분석도 있다.
데이터센터 내부는 설비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조금이라도 공간을 줄이면 공사비와 냉각비용이 크게 절감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초전도 기술은 원래 장거리 전력망 개선을 위해 연구돼 온 분야다. VEIR 역시 초기에는 송전망을 대상으로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전력회사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매우 신중한 편이어서 실제 적용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 업계는 전력 수요 증가가 매우 빠르고 전기 공급 인프라가 당장 부족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더 과감하게 새로운 방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이델 CEO는 “데이터센터 기업들은 외부 전력 인입 문제뿐 아니라 건물 내부에서 전기를 분배하는 과정에서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VEIR은 실제 데이터센터 실증 실험을 내년에 시작하고 2027년에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는 2024년 1월 7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기후혁신펀드도 투자에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AI 서버 전력 소모가 급증하면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형 데이터센터를 증설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특히 서버당 전력 사용량이 올라가면서 케이블이 차지하는 공간과 냉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전력 분배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VEIR의 방식이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줄일 수 있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몇 가지 검증 단계가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영하 196도를 유지하기 위한 냉각 장치의 유지비와 안정성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실제로 설치할 때의 공사 비용을 어떻게 낮출지 등이 대표적인 과제로 꼽힌다.
다만 현재는 AI 기업들이 전력 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두지 않으면 추가 시설 확장이 불가능해지는, 절박한 환경 속에 있는 만큼 새로운 방식의 도입이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AI 데이터센터가 가능한 모든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그래서 더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VEIR의 기술이 실제 운영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내년 파일럿 실험이 기술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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