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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퍼플렉시티 쇼핑봇에 ‘퇴출 경고장’

  • 고건 기자
  • 입력 2025.11.0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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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인공지능(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에 법적 경고장을 보내며 자사 온라인몰에서 AI 쇼핑 에이전트의 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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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렉시티가 개발한 ‘코멧(Comet)’은 사용자가 “세탁 바구니 하나 사줘”라고 입력하면 대신 아마존에 접속해 상품을 검색하고 결제까지 수행하는 일종의 AI 쇼핑 도우미다. 아마존은 이 프로그램이 명확한 신원 표시 없이 ‘사람인 척’ 자사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며 이용약관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아마존은 최근 퍼플렉시티에 보낸 ‘중단 및 금지(cease-and-desist)’ 서한에서 “AI 봇이 인간 이용자를 대리하더라도 스스로의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불법 접근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아마존 측은 “음식 배달앱이 식당에 주문을 넣을 때나 여행 사이트가 항공권을 예매할 때도 항상 자신이 대행 플랫폼임을 밝힌다”며 “AI 역시 동일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퍼플렉시티는 공식 블로그 ‘괴롭힘은 혁신이 아니다(Bullying is not innovation)’라는 글을 올리고 “아마존이 우리 AI를 몰아내려는 공격적 법적 위협을 가했다”고 반박했다. 

 

퍼플렉시티는 “코멧은 사용자의 명령을 대신 수행할 뿐 독립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며 “사람이 직접 아마존에서 물건을 살 수 있다면 그 사람의 대리인인 AI도 동일한 권한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은 이러한 논리에 동의하지 않았다. 아마존 관계자는 “다른 모든 제3자 대리 서비스는 스스로의 신원을 밝히며 거래한다”며 “AI가 스스로를 숨기고 접근하는 것은 투명하지 않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3자 애플리케이션이 다른 사업자를 대신해 구매를 수행할 때는 해당 서비스의 결정과 참여 여부를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상 아마존이 원하면 언제든 AI 쇼핑 에이전트를 차단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퍼플렉시티는 아마존의 진짜 의도가 자사 AI를 견제하기 위한 시장 방어 전략에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아마존은 광고 노출과 상품 배치를 통해 수익을 얻지만 AI는 광고를 클릭하거나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다”며 “AI 쇼핑이 확산되면 아마존의 광고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아마존도 자체 AI 쇼핑봇 ‘루퍼스(Rufus)’를 운영 중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자사 서비스 보호를 명분으로 경쟁 AI의 진입을 막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아마존이 AI 접근을 원천 차단하면 코멧은 아마존에서 작동할 수 없게 된다. 

 

퍼플렉시티는 이런 상황이 “모든 인터넷 이용자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갈등은 ‘AI가 사람 대신 온라인에서 행동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에이전틱 브라우징(agentic browsing)’이라 불리는 새로운 인터넷 이용 방식이 확산 중이다. 

 

이는 사용자가 직접 웹사이트를 검색하지 않고 AI가 대신 정보 탐색, 상품 구매, 예약 등을 처리하는 개념이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상거래, 여행, 예약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 서비스 약관 준수, 광고 노출의 공정성 같은 복잡한 문제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퍼플렉시티는 불과 몇 달 전에도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와 유사한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클라우드플레어는 자사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퍼플렉시티가 ‘AI 접근 금지’를 설정한 웹사이트에 몰래 접속했다고 지적했다. 

 

퍼플렉시티는 “사용자가 특정 웹사이트를 물어봤을 때 그 정보를 보여주기 위해 접근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당시에도 “AI가 사용자 요청에 따라 웹을 탐색하는 것은 사람의 브라우저 사용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옹호론이 제기됐지만 AI가 신원을 숨긴 채 데이터를 수집했다는 점이 논란을 키웠다.


이 사건은 앞으로 AI 대리인 시대에 법과 기술이 충돌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만약 아마존의 입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앞으로 모든 AI 에이전트는 자신을 명확히 드러내고 각 플랫폼의 규칙을 따르는 형태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퍼플렉시티의 논리가 인정된다면 AI는 사람의 ‘손과 눈’처럼 자유롭게 웹을 탐색할 권한을 갖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을 ‘인터넷 상거래의 새로운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AI가 사람의 행동을 대리할 수 있는 범위, 그리고 서비스 제공자가 이를 통제할 권리의 경계가 아직 법적으로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11월 초 해당 내용이 담긴 공식 서한을 공개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퍼플렉시티는 “이번 사태는 아마존이 경쟁을 두려워한다는 신호”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양측의 법적 공방이 장기화할 경우 AI 쇼핑 기술 전반에 대한 규제 논의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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