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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공장으로 내려오다…SMATOF 2025 참관기

  • 고건 기자
  • 입력 2025.11.0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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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는 제9회 창원국제스마트팩토리 및 생산제조기술전(SMATOF 2025)이 열렸다. 창원은 전통적으로 제조업 역량이 크게 발전한 도시다. 특히 기계, 제조, 조선, 방산이 산업의 뼈대를 이루는 도시답게 전시의 중심에는 현실적인 문제와 그것을 해결하려는 기술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당장 필요한 도구로서의 AI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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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안에는 기계 가공, 금속 성형, 공정 제어 같은 전통 제조 영역에서 데이터를 이용한 솔루션이 다수 눈에 띄었다. 공정 중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을 미리 예측하거나 기계의 상태를 데이터로 모니터링해 고장이 나기 전에 미리 손보는 ‘예지 보전’ 기술도 많이 보였다. 

 

예전 같으면 숙련된 작업자의 감에 의존했을 문제를 이제는 데이터가 대신 읽어내는 셈이다. 제조업 종사자들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익히던 현장의 경험이 점점 숫자와 그래프로 바뀌고 있다. 일선 제조업 종사자와 경영자들에게는 화려한 AI 알고리즘보다 이런 현실적인 시도가 오히려 더 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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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전시회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면 창원에서 열린 SMATOF 2025는 “AI가 공장에서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를 묻는 자리였다. 그래서일까, 관람객 대부분이 실제 공장 관리자, 기술 엔지니어, 중소기업 대표들이었다. 

 

그들은 화려한 로봇 시연보다 낡은 설비를 어떻게 자동화할 수 있을지, 데이터로 불량률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를 물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데이터가 사고하는 공장’이라는 개념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설비에 달린 센서가 진동과 온도 변화를 감지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이 장비는 며칠 후 과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알려준다. 

 

이런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 불량품이 만들어진 뒤에 손해를 보는 대신 아예 그 전에 문제를 잡을 수 있다. 또 일부 부스에서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사람이 말로 “이번 생산 속도를 조금 더 높이고 싶다”고 입력하면 공정 조건을 스스로 조정해주는 시연도 진행됐다. 

 

복잡한 코딩이 아니라 자연어로 명령을 내리는 시대가 이미 코앞에 와 있는 것이다.


행사장을 돌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번 전시회의 목적이 사람을 대신하는 자동화보다 사람이 가진 경험과 직관을 데이터로 보완하는 방향에 조금 더 가까운 것 같다는 부분이었다. 기계의 진동, 설비의 피로, 작업자의 숙련도를 데이터로 번역하려는 시도는 결국 현장의 언어를 AI가 배우게 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AI가 사람을 대체한다’는 말에 익숙했지만 이번 전시를 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AI는 현장을 배우고 사람은 데이터를 배우는 쪽으로 가야 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누가 더 빨리 적응할까? AI 인력이 공정을 배우는 게 빠를까, 아니면 현장 인력이 AI를 익히는 게 빠를까? 

 

이번 박람회는 후자에 손을 들어줬다. 최근 AI 기술이 점점 더 직관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프로그래밍 코드를 몰라도 하고 싶은 말을 화면에 입력하고 마우스 클릭을 몇 번 하면 데이터 시각화와 간단한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도구가 널리 보급된다면 머지않아 현장 인력이 직접 데이터를 다루는 시대가 올 것이다.


물론, 이런 변화가 실제로 뿌리내리려면 행정과 산업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지자체의 지원이 더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대학과 연구기관이 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을 길러내야 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현장을 모르는 AI에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데이터를 모르는 현장은 더 이상 경쟁력을 지키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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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서 본 기술들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다. 반짝이는 로봇이나 눈길을 끄는 AI 동영상 시연은 없었고 오래된 공장의 기계들이 조금씩 더 똑똑해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중요하다. 산업의 뿌리를 움직이는 건 늘 이런 조용한 기술들이다. 

 

생산 효율을 조금 높이고, 불량률을 조금 줄이고, 사람의 판단을 데이터로 보완하는 그 작은 진보들이 결국 산업 전체를 바꾼다. 창원의 이번 시도는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며 의미 있다고 보인다.


한편, 창원시는 ‘스마트제조혁신도시’를 내세우며 지자체 차원의 의지도 강하게 드러냈다. 행정적으로 “스마트팩토리 확대”를 외치는 수준에서 벗어나 실제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갖추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현재는 데이터를 모으는 기준이 제각각이라 기업 간 공유가 어렵고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쓸 수 있는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 공장 안에 센서를 잔뜩 달아놓아도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른다면 결국 기계는 그저 숫자만 쏟아내는 상자에 불과하다. 

 

이 부분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자체와 기업들이 AI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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