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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 “AI는 산업적 거품…하지만 진짜다” 선언

  • 고건 기자
  • 입력 2025.10.0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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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테크 위크 행사 무대에 오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AI 열풍을 “산업적 거품(industrial bubble)”이라 규정했다. 

 

현재 AI 업계는 자금이 비이성적으로 쏠리는 과열 단계에 진입했으며 모든 아이디어와 실험이 무차별적으로 투자를 받는 비정상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베이조스는 “지금처럼 모두가 흥분할 때는 모든 실험과 회사가 자금을 받는다. 좋은 아이디어와 나쁜 아이디어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술적 혁신이 아닌 자본의 유입이 산업을 끌어올리는 현상은 전형적인 거품의 징후로 해석된다. 비즈니스의 펀더멘털과 시장 평가가 괴리되고 투자자들이 미래 기대감에 과도하게 베팅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러나 베이조스의 메시지는 “이건 진짜다(This is real)”였다. 그는 거품이 존재하더라도 그 안의 기술적 본질은 실체가 있으며 산업 전반의 변화를 이끌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전력·데이터센터·반도체·소프트웨어 등 전 산업에 걸쳐 인프라 재편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AI 열풍은 그 자체로 실체를 가진 산업 전환의 신호라는 시각이 담겨 있다. “거품이 꺼질 수도 있지만 이 기술이 현실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기술 진보에 대한 확신을 드러낸다. 


베이조스는 이번 AI 거품을 금융 거품과 구분했다. 2008년 금융위기 같은 금융 거품(financial bubble)은 시스템 리스크와 자산 붕괴를 초래하지만 산업적 거품은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기술 성숙과 인프라 구축을 촉진하는 긍정적 결과를 남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바이오텍과 닷컴 붐도 그랬다. 먼지 속에서 승자가 남았고 사회는 그 혁신을 누렸다”고 회상했다. 거품이 꺼질 때 수많은 기업이 사라지겠지만, 그 과정에서 남는 기술은 다음 세대의 경제를 지탱하는 자산으로 전환된다는 시각이다.


아마존의 초창기, 닷컴 버블 시기 아마존의 주가는 113달러에서 6달러까지 추락했지만 실적은 계속 개선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시장의 공포와 실제 비즈니스 사이 괴리가 극단적으로 벌어졌던 그 시기를 통해 거품의 양면성을 배웠다고 언급했다. “그게 거품의 특징이다. 평가가 펀더멘털과 완전히 괴리될 수 있다”며 지금의 AI 붐도 그와 유사한 구조라는 판단이다.


토리노 무대에는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도 함께했다. 솔로몬은 AI 관련 자본이 과열돼 있다며 향후 12~24개월 내 시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지금 투입된 자본 중 일부는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다. 언젠가는 리셋이 있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투자자들에게 경계심을 촉구했다. 

 

직접 ‘거품’이라는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현재 시장의 자금 배분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점에는 공감했다.


시장 조사기관 MacroStrategy Partnership은 AI 거품의 규모를 닷컴 붐의 17배, 2008년 부동산 거품의 4배 수준으로 추정했다. 과열의 정도가 과거 어느 시점보다 심각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런 투기적 자금의 유입이 결국 인프라 확대와 연구개발을 가속화하는 순기능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이클은 거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베이조스는 AI 인프라의 미래도 언급했다.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 가능성을 제시하며 지상 시설보다 냉각 효율과 에너지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장기적으로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물리적 제약을 넘어 우주로 확장될 수 있다는 비전을 내포한다. 

 

AI의 본질이 소프트웨어 경쟁을 넘어 에너지·우주·통신을 통합하는 총체적 산업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고다.


AI를 둘러싼 기대와 경계는 이제 동일한 문장 안에서 공존한다. 기술 혁신을 향한 낙관과 자본 과열에 대한 불안이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적 국면이다. 시장은 베이조스의 “이건 진짜다”라는 말에 동감하면서도 동시에 그 말이 또 하나의 거품 신호로 기록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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