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오픈AI를 비롯한 주요 AI 기업의 주식을 직접 보유하는 방안이 백악관 안에서 논의되고 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노터스(NOTUS)는 4일(현지시간) 사정을 아는 세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대형 AI 기업들과 이 문제를 두고 초기 단계의 협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논의의 핵심은 정부가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자기 주식의 일부를 자발적으로 정부에 넘기는 방식이다.
정부가 이렇게 확보한 지분에서 나오는 수익은 미국 내 모든 가구에 배당금을 주는 식으로 국민에게 돌려주는 안이 거론된다. 배당금은 기업이 번 이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나눠 주는 돈이다. AI가 만들어낼 막대한 부를 소수 투자자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나눠 갖게 하자는 구상이다.
이 방안을 가장 적극적으로 밀어온 인물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다. 올트먼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2025년 초 트럼프에게 직접 이 안을 제안했고 최근 몇 주 사이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다시 꺼냈다.
반면 챗봇 클로드를 만든 앤트로픽은 정부에 지분을 넘기는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논의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이 나란히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시점에 나왔다. 기업공개는 회사 주식을 증권시장에 처음 상장해 일반 투자자에게 파는 절차다. 앤트로픽은 지난 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첫 서류를 비공개로 제출했고 회사 가치는 1조 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정부가 기업의 주주가 되는 데는 이해충돌 우려가 따른다. 정부는 AI 기업을 감독하고 규제하는 역할을 맡는데 동시에 주주가 되면 자신이 투자한 기업을 스스로 규제하는 모순에 놓인다.
정부가 지분을 가진 기업이 위기에 빠지면 세금을 들여 구제할 유인이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주식을 넘겨받을 법적 근거가 아직 분명하지 않아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여러 미국 기업의 지분을 확보해왔다. 2025년 8월에는 89억 달러를 들여 반도체 기업 인텔 지분 10%를 가져갔다. 지난 5월에는 IBM 등 양자컴퓨팅 기업 9곳에 20억 달러를 투자하며 소수 지분을 받았다.
이 가운데 절반인 10억 달러가 IBM에 돌아갔다. 양자컴퓨팅은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른 연산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인텔 거래 직후 트럼프는 이런 사례가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가 AI 기업 지분을 갖자는 주장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나온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은 지난 1일 대형 AI 기업 주식의 50%를 공공이 갖게 하는 '미국 AI 국부펀드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인류가 쌓아온 지식과 창작물을 학습해 만들어진 만큼 그 부가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부펀드는 국가가 자산을 모아 굴리며 그 수익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기금이다. 샌더스 안은 오픈AI 앤트로픽 xAI 등에 한 차례 50%의 세금을 매기되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내게 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렇게 받은 주식의 의결권과 이사회 자리를 갖고 기업 결정에 직접 관여한다.
오픈AI도 비슷한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정책 보고서에서 모든 시민에게 AI 성장의 몫을 나눠 주는 '공공 부 기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기업들이 이런 방안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AI를 향한 대중의 불안이 있다. 최근 퀴니피액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55%는 AI가 일상에 득보다 해를 더 끼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첨단 AI 모델을 공개하기 전 정부가 최대 30일간 보안을 점검할 수 있도록 기업의 자발적 협조를 요청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오픈AI 앤트로픽 백악관은 노터스 보도에 입장을 내지 않았다.
(사진 출처: GovCIO Media &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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