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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AI 혁명, 닷컴 버블의 50배"…소프트뱅크, 프랑스에 750억 유로 베팅

  • 고건 기자
  • 입력 2026.06.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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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AI 혁명의 규모가 2000년대 초 닷컴 붐을 크게 능가한다고 단언했다. 닷컴 붐은 닷컴 버블이라는 용어로 더 유명하며, 1990년대 말부터 인터넷 기업에 돈이 몰려 주가가 급등했다가 2000년대 초 거품이 꺼진 현상을 가리킨다.

 

손 회장은 1일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미국 경제방송 CNBC 인터뷰에서 지금의 AI 혁명이 닷컴 시기보다 10배에서 많게는 50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인류가 겪은 가장 큰 기술 혁명이자 인터넷이 이제 막 시작되던 시점에 비유했다.

 

손 회장은 시장 조정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1929년 대공황 당시 자동차와 전자 관련 주식이 폭락했지만 이후 100년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간 사례를 들며 조정이 오더라도 그 국면이 최고의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발언은 소프트뱅크가 프랑스에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내놓은 직후 나왔다. 회사는 지난달 30일 프랑스에 최대 750억 유로를 투입해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는 AI 연산을 대규모로 처리하는 전산 시설을 말한다. 유럽에서 진행하는 소프트뱅크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다.

 

전체 목표는 5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 확보다. 1기가와트는 약 75만 가구에 동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발전 용량이다. 1단계로 450억 유로를 들여 프랑스 북부 오드프랑스 지역에 3.1GW 용량을 2031년까지 구축한다. 대상지는 됭케르크 보스켈 부샹 세 곳이다.

 

이 계획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최한 '슈즈 프랑스(Choose France)' 정상회의에서 공개됐다. 슈즈 프랑스는 프랑스 정부가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해마다 여는 행사다. 

 

손 회장은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이미 비슷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그 추진력을 프랑스로 이어가 유럽의 중심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더욱 격화되는 만큼 유럽과 일본, 아시아도 뒤처지지 않으려면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프트뱅크는 프랑스 엔지니어링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손잡고 됭케르크에 대규모 산업 생산 거점을 세운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설비를 제조하고 조립하는 시설이다.

 

자금은 대부분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조달한다. 사업 자체에서 나올 미래 수익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구조여서 회사가 직접 부담하는 자본은 크지 않다. 손 회장은 미국 오하이오의 10GW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이미 거래 관계를 맺은 고객사로부터 대규모 구매 주문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 투자 포트폴리오가 오픈AI에 과도하게 쏠려 있다는 우려도 일축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그룹 순자산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며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50% 이상으로 최대 보유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순자산가치는 보유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을 말한다. 그는 상장(IPO)을 앞둔 오픈AI가 크게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오픈AI와 함께 미국에 AI 인프라를 짓는 '스타게이트' 합작 사업을 시작했다.

 

투자 발표에 힘입어 소프트뱅크 주가는 1일 도쿄 증시에서 14% 올랐다. 같은 날 소프트뱅크는 시가총액에서 도요타를 앞질러 일본 최고 가치 기업에 올랐다. 도요타가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약 2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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