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AI 골드러시 5년, 1만 명만 은퇴자금 벌어…샌프란시스코 IT업 흔드는 박탈감

  • 고건 기자
  • 입력 2026.05.18 12:27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실리콘밸리 한복판에서 AI 산업이 만들어낸 부의 격차가 업계 종사자들의 심리를 흔들고 있다. 벤처캐피털 멘로벤처스의 파트너 디디 다스(Deedy Das)가 5월 16일 X(옛 트위터)에 올린 장문의 글이 이 분위기를 정면으로 짚어내며 1000만 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2.png

(사진 출처: 디디 다스 트위터)

 

다스는 "지난 5년간 앤트로픽, 오픈AI, xAI, 엔비디아 직원과 창업자 등 약 1만 명이 2000만 달러 이상의 은퇴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적었다. 


반면 그 바깥의 사람들은 연봉 50만 달러 미만의 좋은 직장에 평생 다녀도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분위기를 "지금까지 본 것 중 결과의 격차가 가장 심한 시기"라고 표현했다.


보상 데이터 사이트 levels.fyi에 따르면 오픈AI의 베이 에어리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보상 중간값은 연 60만5000달러, 최고 패키지는 130만 달러에 이른다. 


앤트로픽도 중간값 58만5000달러 수준이다. 미라 무라티 전 오펜AI 최고기술책임자가 차린 신생 스타트업은 초기 기술 인력 기본급으로만 45만~50만 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비상장 주식을 현금화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렸다. 오펜AI는 지난해 10월 600명이 넘는 현·전직 직원이 회사 주식 일부를 외부 투자자에게 파는 이른바 '텐더 오퍼' 방식의 거래를 진행해 총 66억 달러 규모의 매각을 성사시켰다. 이 가운데 75명 이상이 1인당 한도인 3000만 달러를 모두 챙겼다. 

 

앤트로픽도 올해 2월 기업가치 3500억 달러 기준으로 50억~6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절차를 진행했다. 


문제는 이 광경을 지켜보는 절대 다수의 처지다. 분석업체 레이오프닷에프와이아이(Layoffs.fyi) 집계로 올해 5월 초까지 테크업계에서 해고된 인력은 10만 명을 넘었다. 1분기에만 8만1700명이 일자리를 잃었는데 이는 2023년 초 이후 분기 기준 최대치다. 

 

4월에는 한 달간 4만5000명이 쫓겨나며 2년 만의 최악을 기록했다. 아마존이 1만6000명, 오라클이 3만 명, 메타가 5월 20일부터 8000명, 마이크로소프트가 자발적 퇴직 형식으로 8750명을 줄였거나 줄이는 중이다. 컨설팅 펌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는 3월 감원 발표의 25%가 사유로 AI를 명시했다고 분석했다. 1년 전 5%였다.


코딩을 자동화하는 AI 도구가 일상화되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 사이에는 자기 기술의 유효기간이 끝나가는 게 아니냐는 불안이 퍼져 있다. 

 

AI 보조 도구를 쓰면 동일한 결과물을 내는 데 필요한 개발자 수가 줄어든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신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채용 공고는 올해 1~2월 기준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15% 감소했다. 다스가 글에서 "많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자기 평생 갈고 닦은 기술이 더는 쓸모없다고 느낀다"고 적은 배경이다.


타격은 중간관리자층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6년 말까지 전체 조직의 20%가 중간관리자의 절반 이상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엔지니어 대비 매니저 비율을 10대 1까지 늘리는 방향을 잡았다. 

 

회의 정리, 진척 보고, 일정 조율처럼 중간관리자가 해온 조율 업무를 AI 협업 도구가 대체하기 시작한 결과다. 다스는 가족이 있고 창업할 여력도 인맥도 없는 30~40대 중간관리자들이 "벽에 적힌 글씨"를 보면서도 옴짝달싹 못 한다고 묘사했다.


성공한 쪽도 마냥 행복하지 않다는 관찰도 따라붙는다. 다스는 회사를 팔지 않고 끌고 가는 한 창업자 친구의 말을 전했다. 지금은 모두가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하지만 회사를 팔면 "그저 돈만 남는다"는 이유였다. 30세 전에 5000만 달러 단위의 자산을 손에 쥔 일부는 인생 계획이 뒤집힌 채 뉴욕으로 떠나거나 별다른 목적 없이 다시 창업한다.


다스의 글에는 반박도 적지 않았다. 창업가 데바 하자리카는 "이 글에 나오는 사람 대부분은 엄청나게 운이 좋은 이들이고 그냥 행복하기로 선택하면 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같은 기술이 누군가에겐 복권이고 누군가에겐 안전망을 갉아먹는 존재라는 점이 새롭고 잔인하다"고 짚었다.


(썸네일 사진 출처: 디디 다스 트위터)

ⓒ 와이이코노미 & yeconomy.ai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AI 골드러시 5년, 1만 명만 은퇴자금 벌어…샌프란시스코 IT업 흔드는 박탈감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