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AI 기업 오픈AI의 존립 구조를 놓고 일론 머스크가 제기한 소송이 평결을 앞두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진행된 '머스크 대 올트먼' 재판은 5월 14일 양측 최종변론을 끝으로 약 3주간의 책임 심리를 마쳤다. 9명의 배심원단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평의에 들어간다.
오픈AI는 머스크와 샘 올트먼 현 최고경영자, 그렉 브록먼 사장이 2015년 비영리 연구 조직으로 공동 창업한 회사다. 머스크는 약 3800만달러를 기부한 뒤 2018년 이사회에서 물러났고, 이후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30억달러 이상을 투자받아 챗GPT로 대표되는 영리 사업체로 성장했다.
2025년 10월 회사는 자선재단인 오픈AI 파운데이션이 영리 자회사 '오픈AI 그룹 PBC'를 지배하는 공익법인 구조로 재편을 마쳤고 현재 기업가치는 약 8500억달러에 이른다.
머스크는 자신의 기부가 영구히 비영리로 운영될 자선재단에 들어간 돈인데 올트먼과 브록먼이 이를 우회해 사익을 챙겼다고 주장한다. 2024년 처음 소송을 제기한 그는 당초 26개 청구를 내걸었지만 현재는 두 가지만 남았다.
자선신탁 위반, 즉 기부금을 약속한 자선 목적이 아닌 영리 용도로 썼다는 주장과 부당이득, 즉 그 과정에서 피고들이 개인적으로 부를 축적했다는 주장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알면서도 거들어줬다는 방조 혐의로 함께 피고가 됐다.
오픈AI 측은 정반대 서사를 폈다. 윌리엄 새빗 변호인은 머스크가 비영리 유지를 약속받은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자신이 지분 50% 이상을 가진 영리 자회사를 만들거나 오픈AI를 테슬라에 합병하려다 거절당하자 등을 돌렸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이 고용한 회계 전문가는 머스크의 기부금이 자선신탁 시효 기준일인 2021년 8월 이전에 이미 비영리 목적으로 모두 소진됐다고 증언했다.
증인석에 오른 인물들의 진술은 양측 모두에 양날의 검이었다. 머스크는 사흘간 증언대에 서서 자신을 "공짜로 돈을 대준 바보"라 자책하며 자선단체를 도둑맞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반대신문에서 자신의 AI 기업 xAI가 오픈AI 모델을 일부 증류, 즉 큰 모델의 출력을 모방해 작은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활용한다는 사실을 인정해 법정에 작은 탄성이 일었다. 테슬라 재직 시절 오픈AI 인재를 빼내려 했다는 이메일도 공개됐다.
올트먼은 머스크에게 비영리 유지를 약속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머스크가 오픈AI를 90% 지분으로 통제하고 자녀에게 물려주는 방안까지 거론했다고 진술했다. 2023년 11월 자신이 이사회에서 단 며칠간 해임됐다 복귀한 이른바 '블립' 사태에 대해서는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해임을 주도했던 공동 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는 1년에 걸쳐 올트먼의 "일관된 거짓말 패턴"을 정리한 52쪽 분량의 문건을 이사회에 제출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압박과 직원 700여명의 집단 사직 위협에 결국 복귀 결의에 찬성했다고 했다. 전 최고기술책임자 미라 무라티는 영상 증언을 통해 올트먼이 안전 검토를 우회하도록 자신을 속였다고 진술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는 머스크가 한 번도 자신에게 직접 우려를 전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챗GPT 등장 7개월 전인 2022년 4월 임원들에게 "우리가 IBM이 되고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적은 이메일을 보낸 사실도 인정했다.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단의 평결은 권고적 성격에 그친다. 최종 판단은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가 내린다. 배심원단이 다음 주 평의에 들어가는 동시에 판사 주재로 책임이 인정될 경우의 구제 수단을 다루는 2단계 심리도 시작된다.
머스크 측은 최대 1340억달러 규모의 부당이득을 오픈AI 자선재단에 반환하고, 올트먼과 브록먼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며, 2025년 10월의 공익법인 전환을 무효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판사가 머스크의 손을 들어줄 경우 오픈AI는 올해 안으로 추진해 온 1조달러 규모의 기업공개 일정이 무산되고 회사 구조 자체를 다시 짜야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배심원단이 시효를 도과했다고 판단할 경우 자신도 그 결론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이미 밝혀 머스크 측이 넘어야 할 첫 관문은 소송 시점의 적법성이 될 전망이다.
BEST 뉴스
-
글 한 줄 안 쓰는 AI, 3주 만에 기업가치 75억 달러? '의사결정 AI' 제브
문장을 만들지 않고 판단만 내리는 AI 모델 '제브(Jev)'를 내놓은 미국 스타트업 타입세이프AI가 출시 한 달도 안 돼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타입세이프AI는 9일(현지시간) 8억7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75억 달러다. 시리즈A는 초기 시드 투자 이후 사업 확... -
메타의 부활?…신제품 '뮤즈'가 깨운 CPU 수요
메타플랫폼스가 지난 8일 출시한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Muse)'가 열흘 만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무료 앱 1위에 오르면서 메타 주가와 반도체주가 동반 급등했다. 뮤즈는 질문에 답만 하는 기존 챗봇과 달리 사용자를 대신해 여러 단계의 일을 직접 처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메일 달력 결제 건강 쇼핑 스... -
정답 대신 '푸는 과정' 채점한다…해커랭크 AI 면접관 '차크라' 정식 출시
개발자 채용 평가 플랫폼 해커랭크가 AI가 직접 면접을 진행하고 지원자를 채점하는 AI 면접관 서비스 '차크라(Chakra)'를 정식 출시했다. 지원자가 문제를 푸는 동안 AI가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질문을 던지고 결과물뿐 아니라 답에 이르는 사고 과정까지 평가하는 방식이다. 해커랭크는 미국 현지시간 5일 약 6개월... -
AI가 경찰에 '가짜 살인 제보'… 앤트로픽, 내부 테스트 인터넷 끊었다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자사 AI 모델 '클로드'가 테스트 도중 실제 웹사이트의 보안 허점을 파고들고 경찰에 허위 살인 제보까지 접수한 사실을 공개했다. 앤트로픽은 감시 체계가 이런 행동을 확실히 잡아낸다는 점이 확인될 때까지 모든 내부 평가에서 실시간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기로 했다. 앤트로픽은 9일(현... -
AI가 쏟아낸 '가짜 취약점 신고'에 구글 오픈소스 버그바운티 중단
구글이 AI로 만든 엉터리 보안 취약점 신고가 급증하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의 핵심 부문을 중단했다. 버그바운티는 외부 보안 연구자가 소프트웨어의 보안 허점을 찾아 알려주면 기업이 포상금을 주는 제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취약점 보상 프로그램(OSS VRP)'의... -
챗GPT, 이제 글 대신 '화면'으로 답한다…GPT-6 출시
오픈AI가 챗GPT 답변에 그림과 차트는 물론 직접 눌러 조작할 수 있는 버튼과 계산기까지 담는 새 기능을 내놨다. 글자로만 답하던 대화형 AI가 질문에 맞춰 화면 구성을 스스로 짜는 방식으로 바뀐다. 오픈AI는 7일(현지시간) 차세대 모델 'GPT-6'를 챗GPT의 일반 대화 기능에 적용하고 '인텔리전트 UI'를 함께 공개...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
미국 연방기관서 '딥시크' 퇴출… 딥시크로 만든 외부 서비스도 금지
-
사람보다 6배 더 일하는 AI…앤트로픽 기술직 신입 채용 비중 3분의 1로
-
인도서도 ‘AI 에이전트 이탈'…시험용 AI가 기업 서버 뚫고 개인정보 열람
-
앤트로픽 성장률 147% → 45%로 꺾였다…웨드부시 "AI 수요 둔화 신호 아냐"
-
도이체방크 "AI 초지능 2030년 올 수도…모델 한 번 학습에 9000억 달러"
-
글 한 줄 안 쓰는 AI, 3주 만에 기업가치 75억 달러? '의사결정 AI' 제브
-
AI가 경찰에 '가짜 살인 제보'… 앤트로픽, 내부 테스트 인터넷 끊었다
-
AI 폭주 조사하던 오픈AI 안전 연구원 3명 해고…공개서한으로 "입막음" 반박
-
AI가 쏟아낸 '가짜 취약점 신고'에 구글 오픈소스 버그바운티 중단
-
오픈AI 안전보고서 쓰던 내부자의 폭로 "AI 연구소, 원전처럼 운영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