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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덕에 1100명 잘랐다는 클라우드플레어 CEO의 솔직한 고백

  • 고건 기자
  • 입력 2026.05.0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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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터넷 보안 업체 클라우드플레어가 7일(현지시간) 전체 직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1100여 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분기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직후 나온 결정이다. 회사는 AI 도입으로 일부 직무가 더는 필요하지 않게 됐다는 점을 해고 사유로 못박았다.

 

매슈 프린스 최고경영자(CEO)와 미셸 잿린 사장은 이날 회사 블로그에 '미래를 위한 준비'라는 제목의 사내 메일을 공개하고 1100여 명을 감원한다고 알렸다. 2009년 창업 이래 16년 만의 첫 대규모 해고다. 

 

영업 할당량을 책임지는 영업직을 제외한 모든 부서와 모든 지역 사무소에서 인력을 줄인다. 클라우드플레어의 1분기 말 기준 직원 수는 약 5500명이다.

 

같은 날 발표한 1분기 실적은 매출 6억398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다만 62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5320만달러 손실)보다 적자 폭이 늘었다. 계약은 체결됐지만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잔여계약금액(RPO)은 25억달러를 넘어 34% 성장했다. 

 

회사는 이번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으로 1억4000만~1억5000만달러를 책정했고 대부분 2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다.

 

해고 규모를 묻는 애널리스트 질문에 프린스 CEO는 "건강하다고 해서 더 건강해지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사내 AI 사용량이 최근 3개월 사이에 600% 넘게 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부서를 가리지 않고 생산성이 폭증했고 일부 직원의 업무 효율이 기존보다 2배에서 100배까지 뛰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엔지니어링은 물론 인사·재무·마케팅 부서까지 매일 수천 건의 AI 에이전트 세션을 돌리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매번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뜻한다.

 

특히 연구개발(R&D) 부서는 회사가 자체 개발한 '워커스(Workers)' 플랫폼을 거의 전원이 사용하고 있다. 워커스는 개발자가 클라우드플레어의 전 세계 서버망 위에서 직접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자연어로 명령하면 코드를 만들어주는 '바이브 코딩' 기능까지 활용한다. 이렇게 만들어 실제 제품에 반영되는 코드는 100% 자율 AI 에이전트가 검토한다.


프린스 CEO는 AI를 적극적으로 쓰는 핵심 인력은 훨씬 생산적이 됐지만 그들을 보조하던 지원 인력은 더 이상 회사의 미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동시에 채용은 계속할 것이며 2027년에는 직원 수가 2026년 어느 시점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퇴직 패키지는 이례적으로 후한 수준이다. 떠나는 직원은 올해 말까지 기본급 전액을 받고 미국 직원의 경우 같은 기간 의료보험 혜택도 유지된다. 미지급 주식은 8월 15일까지 추가로 권리가 확정된다. 


미국은 연방법상 민간기업의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고 통상 근속 1년당 1~2주치 급여가 지급되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지난달 1000명을 감원한 스냅이 4개월치 급여를 지급한 것과 비교해도 두 배 수준이다.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잠시 올랐던 주가는 이튿날인 8일 24.31% 폭락한 194.36달러로 마감하며 시가총액 약 220억달러가 증발했다. 2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6억6400만~6억65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6억6610만달러를 살짝 밑돈 것이 단초가 됐다. 

 

다만 연간 가이던스는 28억500만~28억1300만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파이퍼샌들러는 목표주가를 222달러에서 250달러로 올렸고 골드만삭스 역시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가를 250달러에서 266달러로 높였다.

 

인포메이션위크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테크 업계에서 약 12만8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메타가 5월 20일자로 8000명 감원을 예고했고 오라클은 약 3만 명,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직원의 7%가량인 8750명에게 자발적 퇴직을 제안했다. 

 

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AI 인프라에 투입하기로 한 금액은 7250억달러로 전년 대비 77% 늘어난 규모다. 닛케이아시아는 1분기 테크 업계 감원의 47.9%가 AI와 자동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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