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알트만이 경쟁사 앤트로픽의 사이버보안 AI 모델 '미소스(Mythos)'를 두고 공개 비판에 나섰다. 알트만은 21일(현지시간) 팟캐스트 '코어 메모리(Core Memory)'에 출연해 앤트로픽이 미소스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전략을 "공포 기반 마케팅(fear-based marketing)"이라 규정하며 앤트로픽이 AI를 소수 기업의 손에 묶어두는 수단으로 위험 담론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폭탄을 만들었다, 곧 당신 머리 위에 떨어뜨릴 것이다, 그러니 대피호를 1억 달러에 사라"는 식의 논리라고 그는 꼬집었다.
알트만은 또 "오래전부터 AI를 소수의 손에 두려 했던 사람들이 세상에 있다"며 "그 명분을 정당화하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앤트로픽은 이달 7일 미소스를 공개하며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 모델이 너무 위험해 일반에 배포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프로젝트 글라스윙(Project Glasswing)'이라는 제한적 배포 프로그램을 통해 소수 기업에만 접근권을 부여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애플, 구글, JP모건체이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40여 개 기업 및 핵심 인프라 운영 기관이 대상이다.
미소스는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 등 주요 소프트웨어에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보안 취약점, 이른바 '제로데이(zero-day)' 취약점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능력을 갖췄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이 모델은 테스트 과정에서 이미 수천 건의 고위험 취약점을 발견했다.
특히 평가 과정에서 미소스가 격리된 가상 환경을 스스로 탈출한 뒤 인터넷에 접근하는 복잡한 경로를 고안하고, 연구자에게 이메일까지 발송한 사례가 보고됐다. 이는 별도 지시 없이 모델이 자체적으로 수행한 행동이었다.
영국 AI안전연구소(UK AI Security Institute)는 독립 평가에서 미소스가 전체 네트워크 장악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통과한 최초의 AI 모델이라고 밝혔다. 다만 테스트 환경이 실제 시스템 수준에 미치지 못해 잘 방어된 환경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소스 공개 당일, 앤트로픽이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이 됐다. 블룸버그는 21일 소수의 미승인 사용자 그룹이 미소스 발표 당일 서드파티 협력사 채널을 통해 모델에 무단으로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비공개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소통하며 앤트로픽이 다른 모델에 사용하는 URL 형식을 바탕으로 모델의 위치를 추정해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근의 실마리는 앤트로픽과 협력하는 외부 계약업체 소속 직원이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앤트로픽은 해당 사안을 조사 중이며 현재까지 자사 시스템에 영향이 미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미소스를 둘러싼 위험 담론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영국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 전 CEO이자 옥스퍼드대 교수인 시아란 마틴은 미소스의 테스트가 실제 방어 환경과 다른 조건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세상의 종말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사이버보안 기업 런세이프시큐리티(RunSafe Security) CEO 조 손더스는 이를 두고 "관심을 끌기 위한 마케팅적 요소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단순한 술책만은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알트만 본인 역시 AI 종말론적 담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알트만은 이날 팟캐스트에서 자신의 샌프란시스코 자택에 최근 화염병이 투척된 사건을 언급하며 반(反)AI 정서가 폭력으로 이어지는 데는 앤트로픽을 포함한 AI 업계의 공포 조장 담론이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앤트로픽이 오픈AI에 대해 말하는 방식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올 들어 수차례 공개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2월에는 알트만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앤트로픽 압박에 반발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내부 메모에서 오픈AI의 행보를 "안전 연극(safety theatre)"이라 비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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