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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불붙는 우주 데이터센터 도전…지구 밖 클라우드 경쟁 본격화

  • 임지민 기자
  • 입력 2026.04.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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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요 폭증으로 지구 위 데이터센터가 한계에 부딪히자 기술 기업들이 해법을 우주에서 찾기 시작하면서 위성에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탑재해 데이터를 궤도에서 직접 처리하는 '궤도 데이터센터' 시장이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다.

 

캐나다 스타트업 케플러 커뮤니케이션스는 올해 1월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으로 10기의 광학 중계 위성을 발사했다. '에테르(Aether) 시리즈'로 불리는 이 위성군에는 엔비디아 젯슨 오린 모듈 총 40개가 분산 탑재됐다. 3월 16일에는 이 위성들이 레이저 통신망으로 연결된 분산 컴퓨팅 클러스터로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고 선언했다. 

 

현재까지 18개 고객사를 확보한 이 시스템은 현재 궤도상에서 운용 중인 가장 큰 컴퓨팅 클러스터다. 케플러의 특징은 레이저 기반 위성 간 통신망(OISL)이다. 위성끼리 광속에 가까운 레이저 링크로 데이터를 주고받기 때문에 지상 기지국을 거치지 않고도 궤도 위에서 바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지금까지 지구 관측 위성들은 촬영한 영상을 지상국에 내려보내 분석했는데 위성이 지상국 상공을 지나는 시간이 하루 몇 차례에 불과해 수 시간의 대기 시간이 불가피했다. 케플러 시스템은 이 병목을 궤도 위에서 해소한다.

 

이번에 케플러의 신규 고객으로 이름을 올린 소피아 스페이스는 이 시스템을 시험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소피아는 케플러 위성 2기에 탑재된 6개 GPU에 자사 운영체제를 원격 업로드하고 구동을 시도한다. 지상 데이터센터에서는 쉬운 작업이지만 궤도 위에서는 최초 시도다.

 

소피아 스페이스는 궤도 컴퓨팅의 핵심 난제인 냉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스타트업이다. 우주 공간은 진공 상태라 공기를 이용한 냉각이 불가능하다. 지구에선 데이터센터 서버실에 찬 공기를 불어넣어 열을 식히지만 우주에서는 복사(radiation) 방식으로만 열을 방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무거운 능동 냉각 장치를 달면 발사 비용이 급증한다.

 

소피아는 'TILE(열통합 저궤도 엣지)'이라는 독자 플랫폼을 개발했다. 두께 1cm, 면적 1㎡의 초박형 모듈로, 한쪽 면에는 태양전지, 반대편에는 엔비디아 젯슨 오린 4개가 들어간다. 태양광으로 자체 전력을 공급하면서 열은 우주를 향해 복사 방식으로 방출하는 구조다. 모듈은 여러 개를 연결해 랙처럼 확장할 수 있다. 

 

이 기술의 원천은 칼텍(캘리포니아공과대학)이 1억 달러 규모로 연구했던 우주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다. 소피아는 2월 이 기술을 바탕으로 1000만 달러(약 135억 원)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3월 16일 자사 GTC 2026 컨퍼런스에서 우주 전용 컴퓨팅 모듈 'Space-1 베라 루빈'을 공개했다. 기존 H100 대비 AI 연산 성능이 최대 25배 높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 모듈의 파트너사로 케플러 커뮤니케이션스, 소피아 스페이스, 스타클라우드, 액시옴 스페이스, 에테르플럭스, 플래닛 랩스 등 6곳을 공개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이 사실을 공개하면서 "우주 컴퓨팅의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스타클라우드는 2025년 11월 H100 GPU를 탑재한 위성 '스타클라우드-1'을 발사해 우주에서 처음으로 AI 언어모델 학습에 성공한 기업이다. 3월 말에는 벤치마크와 EQT벤처스 주도로 1억 7000만 달러(약 2300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 11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창립 2년 만의 유니콘 등극이다. 

 

10월에는 블랙웰 칩과 AWS 서버 블레이드를 탑재한 두 번째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에테르플럭스는 전직 로빈후드 공동창업자 바이주 바트가 설립한 곳으로, 2027년 1분기 첫 궤도 데이터센터 노드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케플러의 미나 미트리 CEO는 현재 위성 업계가 이 모델을 중심으로 미래 자산을 설계하고 있다고 전한다. 특히 합성개구레이더(SAR)처럼 전력 소비가 큰 고성능 센서는 수집한 데이터를 궤도에서 바로 처리해야 효율적인데 미군이 미사일 방어 위성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케플러는 미국 정부 대상 우주-항공 레이저 링크 시연도 완료한 상태다. 미트리는 대규모 훈련보다 경량 추론(inference) 작업이 주를 이룰 것이라 보고 대형 단일 GPU 대신 분산 GPU 구조를 택한 배경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지상 데이터센터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있다. 위스콘신주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급증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과 환경 문제를 이유로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포트워싱턴시는 이달 초 미국 최초의 데이터센터 제한 주민투표를 통과시켰다. 

 

이 투표는 15억 달러 규모의 뱅티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막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시 당국이 데이터센터 사업자에게 세금 혜택을 주려면 주민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회에서도 모라토리엄 법안이 논의 중이다.

 

한편 궤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9년 17억 7000만 달러에서 2035년 39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67%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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