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가 AI 경쟁의 전면에 다시 섰다. 누가 더 많은 회사를 자기 인프라 위에 올려놓느냐를 두고 벌어지는 전쟁이다. 구글 클라우드는 최근 수개월간 AI 스타트업과 기업 고객을 상대로 공격적인 영업과 파트너십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판을 깔아두는 작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 클라우드는 현재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하나는 자체 AI 모델인 Gemini를 앞세운 서비스 제공자다. 다른 하나는 오픈AI, 앤트로픽, 각종 신생 모델 기업들이 서버를 빌려 쓰는 인프라 공급자다.
경쟁사 모델을 호스팅하면서 동시에 자사 모델을 밀어붙이는 구조다. 얼핏 보면 충돌처럼 보이지만 구글의 계산은 다르다. 누가 이기든 결국 클라우드 사용량은 늘어난다는 논리다.
최근 몇 달 사이 구글 클라우드는 초기 단계 AI 스타트업을 상대로 크레딧 제공과 기술 지원을 확대했다. 신생 기업이 모델을 훈련하거나 서비스로 배포할 때 드는 막대한 컴퓨팅 비용을 일부 대신 부담하는 방식이다.
AI 기업 입장에서는 초기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구글 입장에서는 유망 회사를 자사 생태계 안에 묶어둘 수 있다. AI 산업에서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 같은 연산 자원은 곧 생존 조건이다. 이 자원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가 산업 주도권을 좌우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구글 클라우드의 최근 행보를 두고 “플랫폼 선점 전략”이라고 표현한다. 모델이 아니라 기반 시설을 장악하면 자연스럽게 개발자와 기업 고객이 몰린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생성형 AI 서비스는 사용자 수가 늘수록 더 많은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한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 사업자는 매출을 반복적으로 확보한다. 한 번 고객을 확보하면 장기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구글 클라우드는 자사 AI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외부 모델을 적극 지원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특정 모델을 배타적으로 밀기보다 다양한 모델이 돌아가는 ‘멀티 모델’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메시지다.
기업 고객은 단일 모델에 의존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기술 방향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특정 모델에 묶이면 위험이 커진다. 구글은 이 불안을 파고들어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그러면 이 약속은 곧 안정성이라는 메리트로 다가온다.
클라우드 시장은 이미 치열하다. 아마존웹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가 오랫동안 1, 2위를 다투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의 밀착 관계를 통해 AI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이에 맞서 구글은 자체 AI 연구 역량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결합해 점유율 추격에 나섰다. 최근 공개된 AI 인프라 관련 자료에서도 구글은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고성능 연산 환경을 전면에 내세웠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안정적이고 확장 가능한 서버 환경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구글 클라우드의 전략을 보면 데이터 접근성을 높이는 도구를 제공하고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AI 학습과 분석에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 구조를 개선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AI가 실제 기업 데이터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돕는 단계로 넘어가려면 이런 기반 작업이 필요하다. 모델이 아무리 뛰어나도 데이터와 연결되지 않으면 기업 현장에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초창기에는 누가 더 큰 모델을 만들었는지가 화제였다. 이제는 누가 더 많은 고객을 붙잡고 더 많은 연산 자원을 공급하느냐가 핵심 지표가 됐다. 모델 성능은 시간이 지나면 상향 평준화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클라우드 계약과 데이터 이동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구글 클라우드의 야심찬 시도가 성공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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