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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AI 에너지 위원회’ 출범으로 데이터센터 전력난 정면 대응

  • 강혜원 기자
  • 입력 2025.04.10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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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AI 산업 확대와 청정에너지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전담 기구를 공식 출범시켰다.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면 AI 성장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과학혁신기술부와 에너지안보·넷제로부는 4월 8일 웨스트민스터에서 ‘AI 에너지 위원회(AI Energy Council)’ 첫 회의를 열고 운영 방향을 확정했다. 위원회는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AI 기회 실행계획(AI Opportunities Action Plan)’의 후속 조치로 구성됐다. 

 

이는 AI 산업이 요구하는 막대한 전력과 국가 청정에너지 전환 정책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협의체다.


가장 중요한 의제는 AI를 키우되 전력망을 마비시키지 않는 것이다. 대형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는 상시 대규모 전력을 소비한다. 서버 수천 대가 동시에 작동하며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설비까지 포함하면 사용 전력은 더욱 늘어난다. 

 

이런 구조에서 전력 공급이 불안정하면 AI 기업 유치는 물론 기존 산업에도 부담이 된다. 영국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성장 구역(AI Growth Zones)’을 지정하고 있다. 이 구역은 최소 500메가와트(MW) 이상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지역에 조성된다. 500MW는 약 2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전력 접근성을 확보한 지역에 AI 기업과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고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피터 카일 과학혁신기술부 장관은 위원회가 AI 확산에 필요한 전력을 책임 있게 공급하는 체계를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 산업을 국가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규정하면서도 에너지 수요를 무분별하게 확대하는 방식보다는 지속 가능성을 전제로 한 확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안보·넷제로부의 에드 밀리밴드 장관도 AI가 청정 전력 체계 구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전력 수요 예측, 발전량 조정, 송배전망 운영을 보다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다. 

 

동시에 AI 산업 자체가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만큼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포함한 저탄소 전원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위원회는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안도 다룬다. 서버 냉각에 필요한 물 사용량과 같은 자원 소비 문제도 검토 대상이다. 또한 국가 전력망 운영 과정에서 AI를 도입할 때 보안과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전력망은 국가 핵심 기반시설에 해당하는 만큼 섣부른 신기술 도입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번 위원회에는 에너지 기업과 기술 기업, 규제기관 등 14개 주요 기관이 참여한다. 프랑스전력공사(EDF), 스코티시파워, 내셔널그리드와 같은 전력 기업과 함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AWS), 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인프라 투자사 브룩필드가 이름을 올렸다. 

 

에너지 규제기관 오프젬(Ofgem)과 국가에너지시스템운영자(NESO)도 참여해 제도 개선 논의에 힘을 보탠다.


정부는 이미 전력망 접속 절차 개편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영국에서는 발전소나 대형 산업 시설이 전력망에 연결되기까지 대기 기간이 길어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문제가 있다. 

 

오프젬의 최종 승인 절차를 거쳐 접속 제도를 개편하면 대기열에 묶여 있던 400기가와트(GW) 이상의 발전 용량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포함한 산업 프로젝트 추진 속도를 좌우할 변수다.


아마존웹서비스는 영국 내 AI 인프라 확장 과정에서 충분한 무탄소 전력 접근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AWS는 전 세계에서 재생에너지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기업 중 하나로 204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들겠다는 자체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 정부의 전력 정책 방향이 AI 산업 확대와 기후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아마존과 영국 정부는 현재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프젬의 조너선 브리얼리 최고경영자도 AI가 전력 시스템을 더 효율적이고 비용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정성과 보안, 안전성을 전제로 해야 하며 소비자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력 인프라 계획과 운영에 AI를 적용하더라도 최종 책임은 공공 규제 체계 안에서 관리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조치는 영국 정부의 ‘청정 전력 행동 계획(Clean Power Action Plan)’과 연결되어 있다. 이 계획은 2030년까지 자국 내 청정 발전 설비를 확대하고 전력망에 신속히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주택 공급, 배터리 공장, 데이터센터 등 대형 전력 수요 시설이 대기열에 묶이지 않도록 인프라 구축과 인허가 절차를 동시에 단축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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