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공유 소셜네트워크 디스포와 데이팅 앱 티저 AI의 공동창업자로 알려진 다니엘 리스가 철강 산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리스는 2023년 미국 국방 관련 고등교육기관인 내셔널 워 컬리지(National War College)가 주관한 워게임 시나리오에 외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뒤 미국 제조 기반의 취약성을 직접 체감했다고 밝혔다.
당시 워게임은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군사 충돌을 가정한 시나리오였으며 이 과정에서 미 해군 함정 생산 능력과 그 기초 소재인 철강 공급망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리스는 미국이 선박을 만들 수 있는 조선 능력도 제한적인데다 설령 조선을 한다 해도 필요한 철강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어렵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이 경험을 계기로 그는 철강 원자재 공급 구조를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이 철강 스타트업 네모 인더스트리즈(Nemo Industries)다.
네모 인더스트리는 철강 생산의 중간 단계 소재인 선철을 만드는 기업으로 기존 제철소 운영 방식에 AI를 전면 도입하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선철은 철광석을 고온에서 녹여 불순물을 제거한 뒤 만든 반제품으로 이후 강철이나 각종 합금강을 만드는 출발점이 되는 소재다. 현재 많은 선철 공장이 엑셀 시트나 수기 기록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으며 숙련 인력의 경험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네모는 AI를 통해 원료 투입량 온도 연료 사용량 설비 가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불량률과 가동 중단 시간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회사는 또한 직접 제철 설비를 건설해 운영할 계획을 공개했다. 리스는 AI를 처음부터 전제로 설계된 공장은 기존 공장 대비 20~30% 수준의 마진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강 산업은 초기 투자비가 매우 큰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내 공장에 공급할 철강을 확보하기 위해 루이지애나에 약 60억 달러 규모의 제철소 건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네모의 공장은 선철에 집중하기 때문에 투자 규모는 이보다 작지만 여전히 수십억달러 단위의 자본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모는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용광로를 설계해 석탄 기반 제철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설계가 가능한 배경으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를 통해 도입된 세액공제 제도가 있다. 미국 정부는 탄소 포집 설비에 대해 일정 기준을 충족할 경우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네모는 이를 활용하면 경제성이 확보된다고 보고 있다.
네모의 공동창업자인 마이클 듀보스는 액화천연가스 기업에서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인물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설비 투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그동안 약 280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기존 투자자들과 1억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남부 지역 두 개 주 정부로부터 향후 15년간 세 곳의 공장을 건설할 경우 10억 달러가 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과 같은 기초 산업은 단위 시장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벤처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익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확장성과 자본 투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네모는 이러한 조건을 전제로 장기적인 설비 확장을 검토하고 있으며 2027년 착공과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한 첫 공장 계획도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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