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위키피디아가 AI가 생성한 문서 요약을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실험을 진행했다가 내부 반발로 중단했다. 위키피디아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 재단은 6월 초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AI 요약 기능을 시험 적용했으며 실험은 위키피디아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사전에 동의한 사용자에 한해 제공됐다
AI 요약은 각 문서 상단에 배치됐고 노란색 배경의 ‘검증되지 않음(unverified)’ 표시가 함께 붙었다. 요약 내용은 기본적으로 접혀 있었으며 사용자가 클릭해야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 실험은 위키미디어 재단이 추진한 ‘Simple Article Summaries’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재단은 문서 분량이 길고 전문적인 위키피디아 특성상 독해가 어려운 이용자가 많다는 점을 문제로 제시했다.
특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용자나 학습 장애를 가진 이용자에게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AI 요약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AI 요약은 문서 전체를 다시 쓰지는 않고 핵심 내용을 몇 문장으로 정리하는 형태였다.
AI 요약 생성에는 외부 AI 모델이 활용됐다. 당시 재단은 상업용 거대 언어 모델이 아닌 오픈소스 기반 모델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요약 결과는 기존 문서 본문을 대체하지 않고 참고 정보로만 제공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재단은 실험 단계에서 요약의 정확성과 사용자 반응을 점검한 뒤 향후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험이 공개된 직후 위키피디아 편집자 커뮤니티에서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위키피디아 편집자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문서 작성과 수정 검증을 담당한다.
이들은 토론 게시판과 내부 채널을 통해 AI 요약이 위키피디아의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키피디아는 출처가 정확한 정보와 인간 편집자의 검증을 핵심 원칙으로 삼아 왔는데 AI가 생성한 요약이 이 원칙과 충돌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편집자들이 가장 우려한 부분은 AI의 오류 가능성이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만들어내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보고돼 왔다. 이른바 ‘환각(hallucination)’으로 불리는 이 문제는 요약 형식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편집자들은 문서 상단에 노출되는 요약에 오류가 포함될 경우 이용자가 본문을 읽지 않고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실제 언론사들의 사례도 언급됐다. 일부 해외 매체는 AI 요약이나 AI 기사 작성 실험을 진행했다가 사실 오류로 정정 보도를 내거나 기능을 축소한 전례가 있다.
편집자들은 위키피디아가 이런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검증되지 않음’이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 있더라도 일반 이용자가 이를 충분히 인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다른 쟁점은 의사결정 과정이었다. 일부 편집자들은 위키미디어 재단이 실험을 시작하기 전 커뮤니티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위키피디아는 운영 재단과 편집자 커뮤니티 간의 합의와 토론을 중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번 실험은 기술팀 주도로 빠르게 추진됐고 그 과정에서 현장 편집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 같은 반발이 확산되자 위키미디어 재단은 실험을 일시 중단했다. 재단은 공식 입장을 통해 편집자들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으며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험 중단 결정은 AI 요약 기술 자체의 성능 문제 때문이 아니라 커뮤니티 신뢰와 운영 원칙에 대한 논란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됐다.
재단은 동시에 AI 활용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AI를 활용해 문서 초안을 돕거나 접근성을 개선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사용자에게 직접 노출되는 요약이나 핵심 정보 영역에 AI 결과물을 배치하는 방식은 신중하게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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