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레딧이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을 상대로 자사 데이터를 무단으로 활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레딧은 2025년 6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지역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앤트로픽이 레딧 게시물과 댓글을 적절한 라이선스 계약 없이 AI 모델 학습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레딧은 이 행위가 자사 이용약관을 위반했으며 상업적 목적의 데이터 사용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레딧은 앤트로픽이 자동화된 수단을 통해 레딧 사이트에 접근해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보고 있다. 레딧은 자사 이용약관에서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자동화 도구를 활용해 콘텐츠를 수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 조항은 일반 사용자뿐 아니라 기업과 봇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레딧은 특히 앤트로픽이 웹사이트 운영자들이 자동화된 크롤러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사용하는 robots.txt 규약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robots.txt는 웹사이트 관리자가 검색 엔진이나 자동화 시스템에 접근 허용 범위를 알리는 표준 파일이다.
레딧은 앤트로픽의 스크래퍼가 해당 규칙을 따르지 않았으며 2024년에 차단 조치를 취했다고 밝힌 이후에도 10만 회 이상 접근이 발생했다고 소장에 기재했다.
이번 소송에서 레딧은 저작권 침해와 함께 계약 위반, 부당이득, 동산침해, 계약관계 방해, 불공정 경쟁 등 여러 청구 사유를 함께 제시했다. 동산침해는 서버와 네트워크 같은 컴퓨터 자원을 무단으로 사용해 비용과 부담을 발생시켰다는 주장이다. 레딧은 대규모 자동화 트래픽이 서버 운영비와 네트워크 비용을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딧은 앤트로픽의 데이터 사용이 AI 모델 개발과 상업적 서비스 제공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AI 모델 학습은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입력해 언어 패턴을 학습시키는 과정이다.
또한 자사 플랫폼의 게시물과 댓글이 이 과정에서 활용됐으며 그 결과물이 유료 서비스나 기업용 제품으로 제공됐다고 밝혔다. 레딧은 이 같은 상업적 이용에 대해 어떠한 보상이나 조건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레딧은 소장에서 다른 AI 기업들과의 계약 사례도 언급했다. 레딧은 오픈AI와 구글 등 일부 AI 모델 제공업체와는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데이터 사용 범위와 사용자 보호 조건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에는 개인정보 보호, 게시물 삭제 반영, 데이터 활용 범위 제한 등의 조건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레딧은 앤트로픽에도 동일한 방식의 협상을 제안했으나 앤트로픽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대형 기술 플랫폼이 AI 모델 제공업체의 학습 데이터 관행을 직접 문제삼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언론사와 작가, 음악 저작권자 등이 AI 기업을 상대로 유사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나, 레딧은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가진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에서 다른 위치에 있다.
레딧은 자사 콘텐츠가 수익 창출의 원천으로 활용되는 구조에서 플랫폼과 이용자에게 돌아오는 몫이 없다고 주장했다. 레딧 최고법무책임자 벤 리는 성명을 통해 앤트로픽과 같은 기업이 레딧 콘텐츠를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가치를 창출하면서도 이용자와 플랫폼에 대한 보상이나 프라이버시 보호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용자 게시물이 개인적 경험과 의견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러한 데이터의 무단 활용은 이용자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앤트로픽은 레딧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법적 대응을 통해 적극적으로 방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앤트로픽 측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자사의 데이터 수집과 AI 학습 방식이 법과 규정을 준수한다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구체적인 기술적 세부사항이나 수집 방식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레딧은 법원에 손해배상과 부당이득 반환을 요구하는 한편 앤트로픽이 레딧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한 기술과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거나 라이선스하는 행위를 중단해 달라는 금지명령도 청구했다.
이와 함께 이자와 소송 비용, 변호사 비용에 대한 배상도 요구했다. 레딧은 이러한 조치가 향후 무단 데이터 활용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공개 웹 데이터의 법적 지위와 플랫폼 약관의 효력, 자동화 접근 규칙의 실질적 의미 등을 둘러싼 쟁점을 포함하고 있다. 소송은 캘리포니아 법원의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앤트로픽은 사건을 연방법원으로 이송하는 절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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