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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무부, 바이든 행정부의 AI 반도체 수출 통제 규칙 전격 철회

  • 강혜원 기자
  • 입력 2025.05.1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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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AI 반도체 수출 통제 규칙을 시행 직전에 공식 철회했다. 미국 상무부는 2025년 5월 13일, AI 확산 규칙이라 불린 바이든 행정부의 신규 수출 통제안을 집행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부에 내렸다고 밝혔다. 

 

이 규칙은 1월 발표돼 5월 15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었으나 시행을 불과 며칠 앞두고 무효화됐다. 상무부는 향후 새로운 규칙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당분간은 기존 수출 통제 체계를 유지하면서 별도의 지침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철회된 AI 확산 규칙은 바이든 행정부가 처음으로 시도한 전면적 AI 반도체 수출 관리 정책이었다. 미국에서 설계되거나 제조된 고성능 AI 칩이 해외로 확산되는 경로를 통제하기 위해 전 세계 국가를 세 단계로 구분하는 구조를 담고 있었다. 

 

일본과 한국처럼 미국과 안보 협력이 긴밀한 국가는 1단계로 분류돼 기존과 같이 제한 없이 AI 칩을 수입할 수 있도록 했고 멕시코와 포르투갈 등은 2단계 국가로 묶어 일정 물량 이상의 AI 칩 수출에 처음으로 제한을 두도록 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3단계로 분류돼 기존보다 훨씬 강화된 수출 통제를 적용받을 예정이었다.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첨단 AI 연산 능력이 군사나 감시 목적으로 전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 규칙은 발표 직후부터 미국 반도체 업계와 일부 동맹국 정부의 반발을 불러왔다. 규칙 내용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국가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서 기업의 수출 판단 부담을 크게 키운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엔비디아와 AMD 등 AI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은 글로벌 고객과의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규칙이 미국 기술의 해외 진출을 스스로 가로막는 정책이라고 판단했고 결국 시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과 함께 상무부는 별도의 산업 지침을 공개했다. 상무부는 중국 화웨이가 개발한 어센드 AI 칩을 전 세계 어디에서 사용하더라도 미국 수출 규제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또한 미국산 AI 칩이 중국 내에서 AI 모델 학습에 사용될 경우 수출 기업과 관련 기관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칩이 제3국을 거쳐 중국으로 우회 유입되는 이른바 전용 또는 전환 거래를 막기 위한 공급망 관리 방안도 권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규칙 철회가 AI 안보 정책의 후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인 제프리 케슬러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과 함께 미국 AI 기술을 확산시키되 적대국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일괄적이고 경직된 규제 방식이 오히려 미국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의 AI 수출 통제 전략이 방식의 전환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하고 있다. 국가를 일률적으로 구분해 제한을 적용하는 대신 개별 국가와의 협상이나 특정 거래를 중심으로 관리하는 방식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새로운 규칙의 구체적 내용과 시행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AI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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