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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미국 정부에 중국 AI 딥시크를 표적으로 한 제재 건의

  • 신상호 기자
  • 입력 2025.03.1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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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AI 정책 수립을 돕기 위해 제출한 제안서에서 중국의 AI 연구소 딥시크를 국가 보조금을 받는 정부 통제 기관으로 정의하고 이들의 모델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오픈AI는 딥시크와 같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제작한 AI 모델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미국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번 제안은 AI 기술이 국가 간의 전략 자산이자 안보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오픈AI가 트럼프 행정부의 AI 실행 계획 추진 과정에서 전달한 이 제안서는 딥시크가 제작한 추론 모델인 알원(R1)을 비롯한 주요 기술들이 보안상 심각한 결함을 지니고 있다고 명시했다. 

 

여기서 추론 모델이란 AI이 복잡한 질문을 받았을 때 인간처럼 단계별로 사고 과정을 거쳐 정답을 도출하도록 설계된 고도화된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오픈AI는 중국의 현행법상 모든 기업이 정부의 데이터 제공 요구에 무조건 협조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중국 당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설정했던 수출 관리 규정상의 티어 1 국가들에서 중국산 모델의 사용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 오픈AI의 입장이다. 

 

티어 1 국가란 미국의 첨단 기술이나 부품을 수출할 때 안보상의 위험이 낮다고 판단되어 가장 완화된 규제를 적용받는 우방국들을 뜻한다.


이러한 정책 제안의 배경에는 기술적 갈등뿐만 아니라 지식재산권 탈취에 대한 오픈AI의 누적된 불만이 깔려 있다. 오픈AI는 이전부터 딥시크가 자사의 서비스 이용 약관을 무시하고 오픈AI 모델의 답변을 수집하여 학습에 활용했다는 이른바 지식 증류 의혹을 제기해 왔다. 

 

지식 증류는 성능이 매우 뛰어난 대형 AI 모델이 내놓은 결과물을 일종의 정답지로 삼아 상대적으로 작은 모델을 학습시켜 성능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기술적 기법이다. 

 

오픈AI는 딥시크가 이러한 방식을 통해 자사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개발한 지적 자산을 무단으로 활용했다고 보며 이번 제안을 통해 기술 경쟁을 정책적 규제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려 시도했다.


딥시크라는 조직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번 제안서의 핵심 쟁점이다. 딥시크는 본래 하이플라이어라는 이름의 퀀트 헤지펀드에서 분사하여 설립된 민간 연구소다. 퀀트 헤지펀드란 수학적 모델과 복잡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 결정을 내리는 금융 회사를 일컫는다. 

 

초기에는 순수 민간 자본으로 운영되는 연구 기관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중국 정부가 딥시크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며 깊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몇 주 전 딥시크의 창업자인 량원펑이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을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딥시크가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놓여 있다는 오픈AI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하지만 오픈AI의 제안이 실제 시장에 적용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그리고 퍼플렉시티 같은 미국의 주요 정보기술 기업들은 딥시크의 모델을 자사의 클라우드 서버에서 제공하고 있다. 


AI 모델은 크게 기업이 서버를 통해 기능을 대여하는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과 모델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가중치를 완전히 공개하여 누구나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해 쓸 수 있는 오픈 모델 방식으로 나뉜다. 

 

딥시크는 후자의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오픈 모델 자체에 중국 정부가 데이터를 직접 탈취할 수 있는 기술적 장치를 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분석한다. 미국 기업들이 이미 딥시크의 기술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금지 조치가 내려질 경우 미국 내 기술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논란이 거세지자 오픈AI는 다소 유연해진 입장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오픈AI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딥시크 모델을 사용하는 개인들을 직접적으로 규제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대신 미국의 수출 규정을 개정하여 더 많은 우방국이 미국의 고성능 연산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그 전제 조건으로 해당 국가의 데이터 센터가 보안 위험이 있는 중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AI 학습과 실행에 필수적인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서버 인프라를 미국 주도로 공급하면서 중국 기술의 전 세계적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오픈AI가 개발한 AI 기반 심층 연구 도구가 회사의 이러한 해명 성명에 대해 비판적인 분석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해당 도구는 오픈AI의 성명이 기존에 정부에 제출했던 강력한 제재 입장과 부분적으로 모순되며 책임 회피성 용어를 사용해 입장을 누그러뜨리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기업의 대외적인 정책 홍보 논리와 실제 내부적인 기술 분석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함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향후 미국 행정부가 오픈AI의 제안을 정책에 얼마나 반영할지에 따라 글로벌 AI 시장의 공급망과 기술 표준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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