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회사인 Alphabet이 미국 청정에너지 개발사 Intersect Power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AI 산업의 경쟁 구도가 전력 확보 단계로 진입했음을 분명히 했다. 알파벳은 2025년 12월 22일 인터섹트 파워를 현금 47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고 회사가 보유한 부채도 함께 떠안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는 각종 승인 절차를 거쳐 2026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AI 데이터센터 운영에서 가장 먼저 막히고 있는 ‘전기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최근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쓰이는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대형 언어모델 하나를 학습시키는 데에는 중소 도시 하나가 사용하는 수준의 전기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문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기존 전력망이 이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발전소를 새로 짓는 것도 쉽지 않고 송전선 증설은 인허가와 주민 반대, 환경 규제로 수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를 지어도 전기가 연결되지 않아 가동을 미루는 사례가 실제로 늘어나고 있다.
알파벳은 이런 병목을 더 이상 외부에 맡길 수 없다고 판단했고, 아예 전력 생산 단계부터 직접 통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인터섹트 파워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 그리고 배터리 저장장치까지 한 묶음으로 설계해 데이터센터 바로 옆에 배치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전기를 멀리서 끌어오는 방식이 아니라 발전소와 서버를 같은 공간에 두는 구조다. 이렇게 하면 지역 전력회사나 송전망 증설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배터리는 낮에 생산한 전력을 저장했다가 밤이나 수요가 몰릴 때 사용해 전력 공급을 안정화한다. 비전공자 관점에서 보면 ‘발전소 딸린 데이터센터 단지’를 통째로 만드는 셈이다.
인터섹트가 개발 중인 이른바 ‘데이터 파크’는 이런 개념을 실제 부지에 구현한 프로젝트다.
알파벳과 인터섹트의 관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알파벳은 2024년 12월 TPG Rise Climate와 함께 인터섹트 파워에 8억 달러를 투자해 소수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 양측은 2030년까지 총 200억 달러 규모의 전력 및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이번 인수는 그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아예 그룹 내부로 편입한 조치다. 알파벳 입장에서는 이미 검증된 파트너를 사들이는 것이었고 인터섹트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자금과 수요처를 동시에 확보하는 거래였다.
이번 거래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인수 범위다. 알파벳은 인터섹트가 이미 운영 중인 기존 발전 자산은 인수하지 않고, 앞으로 개발될 프로젝트만을 가져가기로 했다. 현재 돌아가고 있는 발전소들은 다른 투자자들이 인수해 별도의 회사로 운영하게 된다.
이는 알파벳이 향후 AI 수요 증가에 맞춰 새로 지어질 전력과 부지를 선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과거의 발전소보다 미래의 전력 공급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본 셈이다.
알파벳 측은 인터섹트의 신규 데이터 파크가 2026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에 들어가고 2027년에는 본격적인 운영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설들의 주 사용자는 구글이 될 예정이다.
다만 캠퍼스 구조 자체는 산업단지 형태로 설계돼 다른 기업의 AI 칩이나 서버도 함께 들어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겉으로는 개방형 구조지만 실제로는 구글이 중심에 서서 전력과 부지를 통제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그림에 가깝다.
구글 CEO인 Sundar Pichai는 이번 인수와 관련해 전력 생산 역량을 데이터센터 확장 전략과 동시에 키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AI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만 늘려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함께 따라와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는 AI 경쟁의 초점이 알고리즘 성능이나 반도체 확보에서 에너지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AI 붐이 이어질수록 서버와 칩을 넘어 전기를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알파벳의 이번 결정은 AI 산업에서 전력망을 기다리기만 하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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