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글을 넘어 그림까지 그리는 시대가 열리면서 사람들은 “대체 어떤 모델이 어떤 그림을 잘 그리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2025년 12월, 이미지 생성 시장은 세 개의 이름이 주도한다. 챗GPT, 구글 제미나이, 그리고 최근 급부상한 ‘나노 바나나 프로’다.
각 모델은 똑같이 ‘이미지 생성 AI’지만 성격과 특기가 크게 다르다. 기자가 직접 비교해보며 어떤 그림을 만들 때 누구에게 맡기는 게 좋은지 총정리했다.

가장 익숙한 챗GPT는 글을 잘 쓰는 AI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로는 그림도 상당히 잘 만든다. 챗GPT는 두 종류의 이미지 모델을 쓴다. 하나는 ‘GPT-4o 이미지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GPT-Image 1’이라는 전용 이미지 엔진이다. GPT-4o는 대화 내용이나 사용자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여 그림에 반영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예를 들어 긴 대화 속에서 사용자가 “아까 말했던 구조도 기억하지?”라고 물으면 그 내용을 그대로 이해한 상태에서 그림을 그린다. AI가 대화를 기억하며 그림을 그려주는 셈이다. 텍스트도 비교적 정확하게 넣을 수 있어 간단한 포스터나 썸네일 등은 충분히 처리한다.
반면 구글 제미나이가 사용하는 이미지 모델은 성격이 다르다. 구글은 원래 ‘Imagen’이라는 모델을 오래 써왔고, 여기에 제미나이 API를 결합해 속도와 해상도를 끌어올렸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 등장한 ‘나노 바나나’ 시리즈가 판도를 크게 흔들어놓았다. ‘나노 바나나’와 상위 모델 ‘나노 바나나 프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사진 편집과 리터칭, 텍스트 삽입에 특히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글은 이 모델들이 카메라 각도, 조명, 색감 같은 요소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모바일 사진 보정 앱처럼 그림을 미세하게 다듬는 기능까지 AI에게 맡길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나노 바나나 프로’는 포스터처럼 텍스트가 많이 들어가는 이미지에서 두각을 드러낸다. 일반적으로 AI가 텍스트를 잘 만들지 못하는데 이 모델은 글자를 훨씬 선명하게 넣는다. 다양한 언어를 똑바로 적을 수 있어서 한국어 카드뉴스나 프레젠테이션 이미지 제작에도 강점을 보인다.
해상도도 2K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 인쇄용 시안 작업에도 충분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렇다 보니 최근 크리에이터들과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이제 카드뉴스는 무조건 나노 바나나 프로에 맡긴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동안 많은 AI 모델들이 텍스트 처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걸 생각하면 꽤 큰 변화다.
세 모델은 각자 특기가 다르기 때문에 “무엇을 그리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가장 먼저 텍스트가 메인인 포스터·유튜브 썸네일·카드뉴스처럼 글자 비중이 높은 이미지는 나노 바나나 프로가 압도적이다. 글씨가 비뚤어지지 않고 여러 언어를 거의 실수 없이 그릴 수 있어 작업 효율이 뛰어나다.
챗GPT도 텍스트를 어느 정도 정확하게 넣을 수는 있지만 글자가 중심인 그림에서는 여전히 구글 모델이 유리하다.
반대로 개념도나 설명용 일러스트처럼 “대화 내용과 연결된 그림 그 자체”는 챗GPT가 훨씬 편하다. 챗GPT는 대화 맥락을 그대로 기억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장문의 설명을 해도 그 내용을 빠짐없이 그림으로 정리해준다. 강의 자료, 연구 요약 그림, 리포트용 도식은 챗GPT가 더 자연스럽고 수월하다. 사용자가 설명하고 AI가 그림으로 정리하는 흐름이 매우 안정적이다.
다시 나노 바나나로 돌아와서, 사진 편집이나 특정 부분만 고치는 작업은 나노 바나나 계열이 강하다. 예를 들어 사진 속 인물의 옷 색만 바꾸거나, 배경만 지우고 다른 장소로 합성하는 작업, 여러 장의 사진을 하나의 스타일로 맞춰 정리하는 작업은 나노 바나나 프로가 더 세밀하게 대응한다.
캐릭터의 얼굴이나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경우에도 구글 모델이 더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또한 빠르게 스케치를 여러 장 뽑고 싶을 때는 ‘Nano Banana(일반 버전)’이 좋다. 속도가 빠르고 스타일 변환도 가볍게 돌릴 수 있어 아이디어 스케치나 밈, SNS용 소규모 작업에 적합하다.
마지막으로 상업용 크리에이티브 작업은 상황에 따라 둘 다 장단점이 갈린다. 챗GPT는 글 쓰기·콘셉트 잡기·이미지 생성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흐름이 강점이기 때문에 마케팅팀이 선호한다.
2025년 12월부터 포토샵·Adobe Express·Acrobat이 챗GPT 안에 통합되면서 카피 작성부터 이미지 편집까지 한 인터페이스에서 해결하는 ‘풀 워크플로우’가 가능해졌다. 반대로 광고 시안처럼 고해상도·고정밀 이미지를 우선시한다면 나노 바나나 프로가 강점을 갖는다.
그래서 어떤 AI가 “더 뛰어나다”는 식의 단순한 결론은 무의미하다. 텍스트 중심 이미지면 나노 바나나 프로, 깊은 대화 기반 개념도면 챗GPT, 사진 편집은 나노 바나나, 카피와 이미지가 함께 필요한 작업은 챗GPT, 빠른 스케치는 나노 바나나라는 식으로 “상황별 최적 모델”이 따로 존재한다.
이미지를 그리는 AI가 계속 진화하면서 사용자들은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지게 됐다. 앞으로는 회사나 개인이 어떤 그림을 만들지에 따라 AI를 고르는 시대가 올 전망이다. 그림을 그리는 도구가 붓에서 마우스로 넘어왔던 것처럼 이제는 AI 모델의 이름이 새 ‘도구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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