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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AI를 주로 어디에 쓸까? 놀라운 통계가 드러나다

  • 고건 기자
  • 입력 2025.12.1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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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인공지능을 이메일 대신 써주고 코드를 짜주는 생산성 도구로 홍보해왔지만 실제 사람들의 사용 방식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모델 연결 플랫폼인 오픈라우터(OpenRouter)가 최근 100조 토큰 규모의 방대한 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오픈소스 AI 사용 목적이 업무가 아니라 롤플레이와 창작 대화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오픈라우터는 300개 이상의 AI 모델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상업 모델은 물론 딥시크와 라마 같은 오픈소스 모델도 함께 제공해왔다. 이 플랫폼은 전 세계 수백만 개발자가 쓰고 있어 실제 AI 사용 행태를 가장 넓은 시각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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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오픈라우터)

 

가장 큰 충격은 사람들이 AI를 업무용 도구보다 ‘역할놀이 엔진’으로 더 많이 쓰고 있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픈소스 모델 사용량의 50% 이상이 롤플레이와 스토리텔링에 집중돼 있었다. 이용자들은 AI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소설 속 세계관을 만든 뒤 서로 대사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활용해왔다. 

 

재미있는 부분은 게임 시나리오와 창작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구조화된 역할놀이가 많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용자가 AI를 동료나 파트너처럼 대하는 방식이 예상보다 훨씬 넓게 확산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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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오픈라우터)

 

반면 생산성 영역에서는 프로그래밍 분야가 2025년 한 해 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연초 전체 AI 사용량의 11%에 불과했던 프로그래밍 관련 요청은 연말에 50%를 넘어섰다. 

 

개발자들은 짧은 코드 조각을 요청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대규모 코드베이스를 통째로 AI에게 넘기고 성능 병목 찾기, 오류 추적, 구조 점검 등 복합적인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요청은 2만 토큰을 넘기며 사실상 “AI에게 프로젝트 전체를 맡기는 수준”까지 확장됐다. 

 

이 분야에서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모델이 대부분 기간 동안 6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우위를 보였다.


지역별 변화도 두드러졌다. 2025년 초 13%에 불과했던 중국산 AI 모델의 세계 사용 비중은 연말 기준 약 30%까지 상승했다. 딥시크, Qwen, 문샷AI 등이 빠르게 점유율을 키웠고 딥시크 모델은 분석 기간 동안 14조 토큰 이상을 처리했다. 글로벌 AI 시장에서 미국 기업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던 구도가 흔들린 셈이다. 

 

언어 비중에서도 영어가 83%로 가장 많았지만 간체 중국어가 5%를 차지하며 세계 2위 언어로 자리잡았다. 아시아 전체의 AI 지출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3%에서 31%로 확대됐고 싱가포르가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AI 사용량을 기록한 국가로 집계됐다.


기술적 변화도 눈에 띄었다. 보고서는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도구에서 벗어나 여러 단계를 스스로 수행하는 ‘에이전트형 모델’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전에는 “답 하나”를 요청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적용까지 해달라”는 형태의 긴 작업 요청이 늘고 있다. 

 

외부 도구 호출, 긴 대화 맥락 유지, 계획 수립 같은 기능이 결합되면서 AI가 일종의 업무 대행자로 변하고 있다. 실제로 이런 ‘추론 중심 요청’은 2025년 초 거의 0%였지만 연말에는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유리 구두 효과’라고 불리는 흥미로운 현상도 관찰됐다. 새로운 모델이 등장했을 때 특정 이용자의 고질적인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주면 그 모델을 먼저 경험한 사용자는 이후에도 모델을 잘 바꾸지 않고 충성도를 유지하는 패턴이다. 

 

구글의 Gemini 2.5 Pro는 2025년 6월에 처음 유입된 사용자 가운데 약 40%가 5개월 뒤까지 계속 남아 있었고 이후 유입된 사용자 그룹보다 유지율이 높았다. 보고서는 “출시 시점보다 ‘처음으로 내 문제를 해결해준 모델’이라는 경험이 충성도를 결정한다”고 분석했다.


가격에 대한 반응도 의외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모델의 사용량은 가격 변화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가격을 10% 낮춰도 사용량은 0.5~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오픈AI나 앤트로픽의 고가 모델도 꾸준히 사용됐고 반대로 초저가 모델도 대규모 사용량을 확보했다. 

 

“가격 경쟁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시장은 아직 품질과 신뢰성, 기능 폭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다.


이번 분석은 “AI가 실제로 어떻게 쓰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현실적인 답을 제공한다. 기업은 AI를 업무 혁신의 도구로 홍보해왔지만 실제 사용자들은 창작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고 프로그래밍은 AI 시대의 대표 성장 분야로 자리잡았다.

 

세계 시장은 미국 중심의 구조에서 중국과 아시아가 빠르게 부상하는 다극 체제로 바뀌고 있고 기술은 텍스트 생성기에서 복합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사람들이 AI를 쓰는 방식은 국가별 직업별로 크게 달라지고 있다”며 “실제 사용 패턴을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 AI 시장을 움직일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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